“인구 고령화 시대여도 우리나라는 여전히 좋은 기회를 제조업 기반, 수출 가능성이 있는 소비재에서 찾을 수 있다. 세계화에 성공해 시장을 넓히는 회사가 있기 때문에 저평가 투자 기회는 (계속) 존재한다.”
김태엽 어펄마캐미탈 대표는 6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글로벌 경제·투자포럼‘ 특별강연에서 ’인구 감소 시대, 우리는 어떤 산업에서 기회를 잡아야 하나’를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밝혔다. 어펄마캐피탈은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내 사모투자(PE) 부문 대표들이 경영자인수(MBO) 방식으로 설립한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다.
김 대표는 “2020년부터 전체 인구와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2040년부턴 세대수가 줄면서 내수 소비 중심의 투자 전략은 막을 내리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인구 당 로봇 수가 가장 많을 정도로 생산 인구 감소와 비용 증가를 빠른 자동화로 대처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흔히 고령화 시대에 헬스케어 산업을 생각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멀티플(배수)이 높아 고평가된 상태라 위험할 수 있다”면서 기회를 한국 밖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투자 기회가 존재한다고 본 부문은 수출 비중은 높지만, 밸류에이션(주가 가치 평가)이 낮은 산업이다. 그는 “고령화 선배 격인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 산업은 수출 비중이 높아져 있다”면서 음식료, 조선, 일반 기계, 의류, 화장품 등을 유망 업종으로 꼽았다.
이어 김 대표는 “손쉬운 투자 기회 중 하나는 이미 해외 사업을 잘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한국 전통 제조업 회사에 있다”면서 “이 회사를 자동화하고, 고객을 다변화하며 해외 시장 접근성을 높여 기업 가치를 올리는 것만으로도 이익을 얻을 기회가 있다”고 했다.
김 대표가 예시로 든 곳은 국내 1위 소구경강관(스틸튜브) 제조기업 세아FS다. 이 회사는 어펄마캐피탈의 포트폴리오사(투자 회사)이기도 하다. 그는 “세아FS를 2년 전 인수했을 당시 적자 직전의 회사였다”며 “국내외 공장 규모를 줄이고, 해외 고객과 생산 기지를 늘리며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결국 내수 불황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결론적으로 저성장 시대에 내수 시장을 두려워하지 말고, 해외에 이미 생산기지와 고객이 있거나 그 가능성이 있는 회사를 저렴한 가격에 사서 꽃을 피워주는 것이 헬스케어에 ‘몰빵(집중 투자)’하는 것보다 더 쉬운 투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