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5일 “앞으로 금융 거래는 소비자에게 어떤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지가 핵심 역량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4 미래금융포럼’ 축사에서 “이제는 ‘Bank(은행)’라는 장소보다 ‘Banking(은행 업무)’라는 행위로 접근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비대면 인증 등 기술의 급격한 발달은 모바일 소비 시장의 폭발적 성장과 맞물려 맞춤형 금융, 신용 평가 고도화, 비대면 금융거래 확대 등 새로운 패러다임을 금융 산업에 가져왔다”며 “그 결과 현재 기존 은행들은 기술 기반 플랫폼의 거센 도전에 ‘코닥 모멘트(Kodak moment)’를 맞이할 수도 있는 기로에 놓여 있다”고 했다. 코닥 모멘트는 과거 필름 카메라의 대명사였던 코닥의 몰락에 비유해 미래를 예측하는 데 실패한 기업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뜻으로 쓰이는 표현이다.
김 부위원장은 정부가 금융의 디지털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나의 앱에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Digital Universal Bank)’를 예로 들며 “2022년 마련한 ‘플랫폼 금융 서비스 활성화’ 방안에 따라 슈퍼앱 구축을 지원했다”며 “금융회사가 플랫폼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개선했다”고 했다.
김 부위원장은 “2019년 오픈뱅킹 시행은 핀테크사들이 정보기술(IT) 비용에 큰 부담 없이 소매금융에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며 “2020년 도입된 ‘마이데이터’는 여러 금융기관에 산재된 개인 금융 정보를 통합할 수 있게 해 빅데이터 산업이 의미 있는 진전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과 관련해선 “금융기관들 간 금리 경쟁을 통해 대출금리를 낮춤으로써 많은 국민들이 디지털 금융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게 된 중요한 모멘텀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부위원장은 “금융의 디지털화도 결국 금융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더 잘하기 위함”이라며 “어떤 미래를 가져오더라도 금융 산업의 핵심 가치인 ‘신뢰’는 여전히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