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조선비즈 ‘2023 글로벌 경제·투자포럼’
“지난 5년간 인도 주가지수가 큰 하락 없이 두 배 상승했다. 인도는 단순히 중국을 대체하는 수준이 아니다. G3로 부상할 인도 시장은 우리 기업 생존을 위해 피할 수 없는 존재다.”
김응기 BTN 인디아(India) 대표는 12일 조선비즈 주최로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서 ‘G3를 꿈꾸는 인도 경제, 과연 실체적 진실인가’를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인도연구원 이사, 중소기업중앙회 위촉 인도 민간대사 등을 역임 중인 인도 전문가다.
김 대표는 인도가 독일과 일본을 제치고 G3로 부상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인도 경제 성장은 단순히 중국 침체 같은 외부적 영향에만 의존한 것이 아닌, 자력으로 이뤄낸 것”이라며 “자급자족의 상징인 ‘간디의 물레’가 글로벌 시장에 나오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인도가 다양하고 풍부한 광물 자원을 보유했을 뿐 아니라 인적·문화적으로도 글로벌화에 용이한 구조를 갖췄다고 진단했다. 인도에서 경쟁력을 갖지 않으면 세계 1위로 발돋움하기 어렵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김 대표는 “스마트폰 사업을 예로 들면, 인도에서 삼성전자(68,100원 ▼ 800 -1.16%) 제품이 1위를 차지하느냐 마느냐가 삼성의 글로벌 시장 지위를 결정할 정도”라며 “미국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이 인도를 직접 찾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2010년 글로벌 투자 대상국 21위에 불과했던 인도는 지난해 9위로 뛰어올랐다. 김 대표는 “한국은 인구가 계속 감소하는데 인도는 2047년까지 노동 인구가 지속해서 늘어난다”며 “구매력을 갖춘 이가 늘어나는 만큼 한국 기업이 소비재를 생산해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일부 한국인이 인도를 무질서하고 덜 성숙한 나라로 인식하는 것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인도는 여전히 인구의 절반이 칫솔을 사용하지 않는다”며 “이를 두고 미개한 나라로 보고 끝내선 안 되고,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김 대표는 “일본은 이미 한국보다 10배 이상 많은 기업이 인도에 진출했다”고 덧붙였다.
2018년 국내총생산(GDP) 순위에서 7위에 자리했던 인도는 4년 만에 영국을 제치고 5위로 올라왔다. 같은 기간 한국은 12위에서 13위로 한 단계 내려앉았다. 김 대표는 “인도가 G3로 올라설 것이란 사실을 믿지 않는 것보다 믿고 대응하는 전략이 한국 경제에 더 이익일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인도는 지난 33년 동안 정권이 6번 바뀌었지만, 경제 성장 기조에는 변함이 없었다”며 “정권에 따라 세부 정책은 변할 수 있지만, 자국의 거대한 시장을 열고 ‘메이드 인 인디아(Made in India)’ 전략을 취하는 건 한결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