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aS의 성공 조건’ 주제로 기조강연
목적지로 이동할 때 다양한 수단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이용하는 통합 서비스, 이른바 마스(MaaS·Mobility as a Service)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형 운영체계가 도입돼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황기연 홍익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27일 조선비즈가 ‘이동 서비스의 미래’라는 주제로 개최한 ‘2022 미래모빌리티 포럼’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다양한 이동 수단을 실시간으로 연계하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려면 신뢰할 수 있는 다수 서비스 공급자들이 거대한 플랫폼에 소속돼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활용해 중앙으로 정보가 집중되지 않고 네트워크형으로 소통이 이뤄지고 개별 업체의 신뢰성이 검증되는 분산형 마스 운영체계를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초기 마스 산업 생태계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와 이동 수단을 제공하는 운수사업자(Provider), 그리고 이 두 주체를 연결하는 독립적인 플랫폼으로 구성되는데, 앞으로는 독립적인 다수 플랫폼을 통합하는 상위 중계자가 등장하면서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네이버(NAVER(158,000원 ▼ 3,000 -1.86%)) 지도로 버스 도착 시간을 확인하고, 카카오(48,100원 ▼ 650 -1.33%)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택시를 호출하고, 서울시 ‘따릉이’ 자전거를 이용하는 등 소비자가 이동 수단에 따라 서로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지만, 미래에는 한 개 플랫폼에서 목적지만 입력하면 통합 요금제로 다양한 이동 수단을 연계해 끊김이 없이 목적지에 도착하는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것이다.
정부 주도로 대규모 운송, 온실가스 감축과 같은 거대한 목표를 위해 제공되던 철도나 지하철, 버스 같은 교통수단 대신 단거리·다수단 이용을 위한 통합 서비스는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민간 기업이 개인의 이동 편의 증진을 위해 등장하고 있다. 그동안 공급자 중심의 교통(운송) 패러다임이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돼 이동의 편의성이 크게 개선되는 것인데, 마스라는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등장하려면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황 교수는 “‘타다 사태’에서 확인했듯이 신구 산업 간 갈등은 물론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것”이라며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는 것을 가로막고 있는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지역 간 디지털 격차를 줄여가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개별 플랫폼이 통합되는 과정에서 개별 플랫폼과 서비스에 대한 안전성과 신뢰도를 검증하고, 통합 플랫폼 내 공정한 수익 배분도 이뤄져야 한다. 분산형 운영체계는 이런 문제를 상당히 해소할 수 있다는 게 황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또 “마스를 더 보편적으로 이용하려면 커넥티비티(Connectivity), 자율주행(Autonomous), 셰어링과 서비스(Shared&Service), 전동화(Electrification)로 풀이되는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CASE’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격 조정이나 자율주행을 통해 이동 편의성을 높이고 공유를 통해 충분한 운송수단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황 교수는 “기술 개발과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와 도로, 주차장, 충전소 등 다양한 인프라를 통신과 결합하는 ‘스마트화’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혁신을 위한 재원 조달 방안을 강구하고 모빌리티 기술 개발과 서비스를 위한 융복합형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