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산업, 탄소 배출 높아… ESG 실천해야”
김대기 고려대학교 경영대 교수는 12일 서울 중구 소동공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2 물류혁신포럼’에서 “코로나 사태 영향으로 규모의 경제와 물류 패러다임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공급 사슬이 붕괴됐다”며 “유연성과 회복성을 확보해 대응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날 ‘팬데믹과 물류 서비스의 진화’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김 교수는 “지금은 초연결 혁명의 시대다. 사물과 사람, 공간이 인터넷을 통해 하나로 뭉치는 세상”이라면서 라스트마일(last mile·고객에게 물건을 전달하는 최종 배송구간) 배송 서비스에 대해 “빠른 것도 좋지만 방향성이 정확해야 한다. 물류에서 시간과 공간은 변하는 수로 봐야 한다. 모든 것이 확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변수로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규모의 경제가 가속화했다고 말했다. 해운시장에서 덴마크와 스위스, 중국, 프랑스, 독일 선사 등 상위 5개사의 물동량은 2017년에 64%였는데, 이 비중이 더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국내 택배 시장은 2020년에 CJ대한통운(131,500원 ▲ 500 0.38%)의 택배 물량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급 사슬 붕괴 문제도 언급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이른바 ‘마스크 대란’부터 시작해 차량 반도체 대란, 세계 물류 대란, 요소수 대란, 코로나19 진단키트 품귀 현상, 물가 상승 등 공급 차질 문제가 산적해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물류 관리를 잘 하려면 계획을 잘 세우는 것보다는 빠르게 대응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며 “그러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과거에 없었던 사건에 대해선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지만, 과거와 같은 경험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물류 패러다임의 변화도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류 패러다임의 변화는 일어날 일이 일어나는 것이지만 핵심은 변화 속도가 더 빨라졌다는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영향이 합쳐져 기존 인간 중심 물류에서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자율물류’로의 변화가 가속화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요즘 물류산업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는 ESG다. 물류산업이 탄소를 많이 배출시키는 산업에 속해있기 때문”이라며 “함께 상생하고 전 세계가 공생할 수 있는 ESG를 꼭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콜드체인 물류의 장애 요인은 온도 유지에 쓰이는 전력”이라며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지상보다 온도가 낮은) 성층권에 신선식품 창고를 띄우고, 드론은 물건을 싣고 배송지 인근까지 자유낙하 한 뒤 라스트마일 배송 시에만 배터리를 사용해 비행하며 배송하는 그림을 꿈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