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물류산업 전문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글로벌 물류대란, 환경 규제 등 업계가 당면한 문제를 민관(民官)이 힘을 합쳐 이겨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2일 조선비즈가 개최한 ‘2022 물류혁신포럼’에 참석한 박태훈 대한항공(28,900원 ▼ 250 -0.86%) 화물영업부 상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산업이 직격탄을 맞았지만, 여객기에 화물을 탑재하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로 여객 수요가 급감하자 여객기의 좌석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화물 탑재량을 늘려 영업이익을 대폭 늘렸다.
대한항공은 당시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의 기술 자문 등으로 신속하고 안전하게 여객기를 개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화물 수송량이 늘어난 덕분에 글로벌 물류 대란에도 국내 수출기업이 해외에 제품을 원활히 수출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정부의 선제적인 규제 완화 조치 덕분에 코로나19 백신도 대량으로 수송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항공기의 ‘드라이아이스’ 탑재량 기준을 3배 이상 확대해 항공사들이 백신 수송량을 늘릴 수 있도록 했다.
김배성 국토교통부 물류정책과장은 차기 정부에서도 물류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미래 물류 산업의 핵심은 디지털·스마트화”라며 “새 정부에서도 민간 기업의 디지털·스마트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령 민간이 스마트 물류센터를 구축할 경우, 정부는 금융 지원뿐 아니라 이를 인증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또 대기업과 달리 자금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을 위해 기업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물류센터 구축도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허만욱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장은 국내 해운 물류 산업을 이끄는 선사들이 IMO(국제해사기구)의 탄소 배출 규제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친환경 선박 도입 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허 과장은 “탄소배출이 적어 친환경 선박으로 꼽히는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은 일반 선박보다 가격이 30%가량 비싸다”며 “정부가 일반 선박과 친환경 선박의 구매 차액을 보조해줌으로써 선사들이 친환경 선박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순 HMM(30,200원 ▼ 900 -2.89%) 컨테이너 항로영업 관리본부장(상무)은 민간 기업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상무는 “IMO 환경 규제에 따라 전 세계 선사들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50% 줄여야 하고,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해야 한다”며 “HMM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적선사로서 효율적인 선박 관리와 운항 속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을 관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