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우석 “탈(脫) 탄소화, 새로운 가치창출 기회”
김태한 “한국, 고탄소 산업군 집중도 높아”
이상화 “블록체인으로 지속가능성 담보”
“기후 변화 위기로 다양한 업종이 위기를 맞을 수 있지만, 금융권의 역할로 많은 기회가 창출될 것입니다.”
신우석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가 2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가 주최한 ‘2022 미래금융포럼’ 특별 강연을 통해 “금융기관은 대출, 투자 등 사회변화에 필요한 바람직한 역할을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신 파트너는 이날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금융산업의 역할 및 과제’란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작년 한 해만 보더라도 에너지 전환을 위해 800조원이 넘는 자금이 투자됐다”며 “각 금융기관이 각 산업이 ‘넷제로(온실가스 순 배출량 0)’를 이행할 수 있게 명확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파트너는 그러면서 금융기관의 핵심 역할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탈(脫) 탄소화에 대한 대응을 단순히 리스크 관리 수준을 넘어 새로운 가치창출과 성장의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며 “가치 창출을 위해 테크놀로지 및 데이터 관련 핵심역량 강화에 충분한 투자가 단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조직 및 경영전략 전반에 내재화하고 전사적 변화관리에 충분한 시간·노력 투자 ▲고객·주주·투자자들의 지원을 바탕으로 ESG 선도 기업으로의 브랜드 이미지 고도화 ▲단기적으로 일회성이 아닌 멀티-이어-트랜스포메이션 관점으로 접근, 시점별 구체적 목표 및 점검체계 수입/운영 등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기업의 기후공시 의무화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태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수석연구원은 “과거에는 기후변화 이슈에 대해 환경단체의 관심이 가장 컸지만 최근 세계의 여러 금융기관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기후 변화로 경제적 리스크가 생기고 실물경제에 변화가 오면 금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후 변화로 GDP 규모가 -2.7~-7.4%까지 하락할 수 있는 시나리오까지 나왔다”며 “특히 한국은 해외 여러 국가와 비교해 고탄소 산업군 집중도가 높아 기후 변화 대응에 실패하면 산업구조에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수석연구원은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주요 시스템으로 기후공시를 제시했다. 기후공시는 주주, 일반 투자자 등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에게 온실가스 배출량 정보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금융기관은 기후공시를 활용해 더 효과적인 투자를 진행할 수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지난달 21일 상장사들의 탄소배출 등 기후변화 관련 리스크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한국도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기후정보 사업보고서 공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ESG 공시정보의 디지털화를 통해 이용 가능성을 확대하고, 거래소 공시 조기 의무화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중견·중소기업의 자발적인 기후공시를 위한 지원책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날 특별강연에선 블록체인을 활용한 기후변화 대응 방법도 제시됐다.
이상화 베가엑스 대표는 블록체인(데이터 분산처리) 기술이 그린스완(기후변화가 초래할 금융위기)을 극복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구가 LED로 바뀌고, 화석연료가 재생가능에너지로 바뀌었듯이 그동안 기술 혁신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었다”면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선 블록체인이 근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 이유로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는 탈중앙화, 투명성, 무결성 등의 특징을 제시했다.
그는 “금융시장에서 블록체인을 사용하면 거래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사기·조작 등 문제 발생 가능성이 낮아지고, 비용 면에서도 효율적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 수 있다”면서 “P2P(개인 간 거래)를 기반으로 누구나 아프리카의 태양광 인프라에 투자할 수 있게 하는 미국 ‘선익스체인지(Sunexchange)’, 신재생에너지 거래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호주 기업 ‘파워렛저(Powerledger)’ 등이 대표적인 블록체인 금융기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