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에는 인도 구매력이 중국 추월
여성 자산가 증가로 안전자산 선호 경향도 높아질 것
미 달러화 패권은 당분간 지속 가능성 높아
“2030년이 되면 중산층의 구매력이 큰 변화를 겪을 것입니다. 중국, 인도,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다른 아시아 지역이 전 세계 구매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것입니다. 이 예상은 일본을 제외한 수치입니다. 그만큼 아시아 지역의 구매력이 확장되고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도 늘어날 것입니다.”
마우로 기옌(Mauro F. Guillén·사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저지경영대학원장은 29일 조선비즈가 주최한 ‘2021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기옌 교수에 따르면 세계 중산층(Middle Class)의 구매력은 2018년 39조253억달러였지만 2030년에는 63조6230억달러로 급증할 전망이다. 2030년을 기준으로 가장 구매력이 큰 국가는 중국이다. 14조8020억달러의 구매력을 보유해 2018년 6조780억달러보다 8조7240억달러(143.5%) 급증한다. 또 인도는 같은 기간 구매력이 2조9330억달러에서 10조7450억달러로 늘어나 2위의 구매력을 갖출 것으로 기옌 교수는 분석했다.
기옌 교수는 2040년이 되면 구매력에서도 인도가 중국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옌 교수는 “2040년 정도가 되면 중국이 더 이상 가장 큰 소비시장이 아니고 인도가 세계에서 가장 큰 소비시장이 될 것”이라며 “출산율에서 인도가 중국과 비교해 더 높아 젊은 인구가 많아지고 이들이 필요로 한 주택과 자동차 등 내구재 등의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성의 구매력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기옌 교수는 강조했다.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비교적 긴 평균 수명 등으로 부를 축적하기 유리한 조건을 갖추면서 여성 고액 자산가들이 늘 것이라는 얘기다. 기옌 교수는 “여성은 교육 환경 개선으로 좋은 커리어(직업)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환경이 됐고 저축과 투자에도 과거보다 더 적극적인 상황”이라며 “특히 여성들이 남성보다 6~7년 정도 오래 살기 때문에 오래 일하고 노동에 따른 소득을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으며, 재산을 물려받을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여성 고액 자산가들이 늘어나는 환경은 자산시장에서의 안전자산 선호 경향과도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기옌 교수는 “여성은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보다 (금, 채권 등) 안전자산을 선호한다”며 “고액 자산가들의 비중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안전 자산 선호 경향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옌 교수는 미 달러화 중심의 세계 통화 시스템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의 위안화에 대해서는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당분간 미 달러화를 넘어서는 통화로 성장하지는 못할 것으로 봤다.
그는 “이제 중국이 미국의 경제 규모를 따라잡고 있고 몇 년 후에는 추월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군사력도 미국이 가장 강하지만 미래는 (중국이 이를 추월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위안화가 현재 강세이긴 하지만 앞으로도 달러화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옌 교수는 “중국 위안화는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중국은 (정부에 의해) 경제시스템이 통제되고 있는 국가이고 이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 자유로운 투자가 어렵고 통화에 대한 가치가 보호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 정해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