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기 팬텀 AI 공동창업자 겸 대표는 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1 미래모빌리티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와 함께 신재원 현대자동차 UAM부문 사장은 공감을 표하며 “미래 모빌리티의 안착은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존 산업군과의 연계, 법·제도적인 차원이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미래 모빌리티 시대 도래와 기존 산업군의 생존전략’이란 주제로 열린 이날 대담은 주우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고 신재원 현대자동차 UAM 사업부장(사장), 조형기 팬텀AI 공동창업자 겸 대표, 이재호 카카오모빌리티 디지털경제연구소장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준비하려면 협력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신 사장은 “지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자율주행차와 전기·수소차 등은 항공 모빌리티와 연계되지 않으면 상업성이 떨어지고 결국 발전에 한계가 올 것”이라며 “새로운 모빌리티도 이동이라는 큰 틀 아래 연계돼 소비자에게 도달하기 때문에 육상부터 항공, 라스트 마일(last mile)까지 물 흘러가듯이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세계 투자 시장의 약 30%를 차지하는 실리콘밸리에서도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한 투자가 6~7년간 조 단위로 이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풀기 어려운 기술적 난제들이 있고 시간이 걸리다보니 이제 투자자들도 결과를 바라는 시점이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명한 전략은 결국 파트너십”이라며 “몇년 새 아마존이 죽스(Zoox)를 인수하고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크루즈와, 포드·폭스바겐은 아르고AI와 미래 모빌리티를 준비하고 있는데, 좀 더 빠른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스타트업들이) 제조업체들과의 동맹을 가속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특히 규제를 담당하는 입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새로운 모빌리티가 등장하면 기존 이해관계자와의 마찰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며 “불필요한 규제도 있을 수 있지만 규제의 시발점을 살펴보면 기존 산업과의 마찰을 최소화하려는 등 모두 나름의 목적과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의 많은 참여자들의 토론과 합의를 통해 동의할만한 규제를 세우고 점진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게 유일한 해법”이라고 덧붙였다.
주 교수는 미래모빌리티가 자리잡기 위한 사회기반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중국에서 펀드 레이징을 대량 받으며 이슈가 됐던 사업이 ‘공유자전거’였는데 서비스 이용자들이 (자전거를) 집 안으로 가져가는 등 부족한 시민의식으로 사업이 문을 닫게 됐다”며 “우리 나라도 앞으로 강화될 공유 경제를 준비하기 위해 제도 뿐만 아니라 시민의식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외교 정책도 미래모빌리티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신 사장은 “항공 쪽은 안전 이슈가 너무 중요해서 국제적으로도 미국과 유럽 항공국 두 군데만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며 “미국의 보잉과 유럽의 에어버스가 민간항공 여객기 사업을 독점하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UAM의 성장을 위해서도 이같은 기존 국제 정세를 이해하고 우리 신항공 산업을 분석한 뒤 참여해야 한다”며 “1950년대 말 제트엔진이 나왔을 때처럼 지금은 몇 번 찾아오지 않는 세기의 기회이기 때문에, 선두 주자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 독자적인 강점 분야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기술자들은 이미 잘하고 있으며 기술적 난관들은 결국 해결될 수 밖에 없다”며 “남은 건 우리사회가 어떻게 제도적으로, 어떤 시민의식으로 뒷받침하느냐가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