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보 이용자들은 방대한 인증 보고서를 꼼꼼하게 읽어보거나 그 정보에 근거해 투자하는 상황은 아니다. 인증 보고서를 홍보 목적으로 겉만 그럴 듯하게 만들기보다는 그 안에 있는 정보가 더 충실하게 제공되도록 해야 한다.
황근식 한국공인회계사회 감사기준팀장은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1 THE ESG 포럼’에 참석해 지속가능경영(ESG)보고서 인증 기준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통용되는 ESG 보고서 인증 방법으로는 국제인증업무기준(ISAE)3000과 AA1000AS 등이 있다. ISAE3000와 AA1000AS는 각각 국제회계사연맹(IAFC)의 국제감사인증기준위원회(IAASB)와 영국 비영리단체인 어카운트어빌리티(AccountAbility)에서 제정한 기준이다.
한국공인회계사회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인증 보고서 541건을 조사한 결과 회계법인이 인증한 30건 중 96%는 ISAE3000과 AA1000AS를 혼용하고 있었고, 회계법인 외 기관에서 인증한 511건 중 AA1000AS를 단독 적용한 경우는 74%(379건)로 나타났다.
황 팀장은 국내에서 AA1000AS가 더 자주 쓰이는 이유로는 정보를 신뢰성 있게 만들려는 노력과 관심이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정보 이용자도 정보의 신뢰성을 자세히 보려고 노력하고 있지 않고, 기업도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생각이 조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ISAE3000이 AA1000AS보다 더 정보의 신뢰도를 꼼꼼하게 검증하는 인증 기준이지만 ISAE3000보다 AA1000AS를 더 많이 ESG정보 인증에 활용한다는 의미다.
황 팀장은 인증 보고서의 결론을 표명하는 부분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ISAE3000과 같은 경우는 적정·한정·부적정·결론 거절과 같이 명확한 기준이 있는 반면, AA1000AS는 발견 상황과 결론 내용만을 담고 있다.
황 팀장은 인증 보고서 안에 들어가 있는 내용을 이용자들이 더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단계는 정보의 신뢰성을 엄격하게 인증하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정보의 신뢰성에 정보 이용자들이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기업의 역할도 강조했다. 황 팀장은 “기업들도 홍보 목적으로 인증 보고서를 이용하기보다는 그 안에 담긴 정보가 더 충실하게 제공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 이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