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것은 AI가 60년 이상 된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영향은 최근에서야 제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A씨는 최근 한 시중은행의 자산관리 리포트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AI)으로 자신의 소비 패턴과 관심사까지 분석한 리포트라 그런지 A씨의 금융 성향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 만족도가 높다. 생각치 못한 여윳돈이 생겨 어떻게 굴릴지 고민하니 은행이 AI 분석을 통해 A씨에게 적절한 펀드 상품도 추천해줬다. 비대면으로 상품을 가입하다보니 생긴 궁금증은 AI 챗봇에세 물어 간편하게 해결했다.
라젠 셰스 구글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및 산업솔루션 담당 부사장은 29일 조선비즈가 주최한 ’2021 미래금융포럼' 기조강연에서 “앞으로 10년간 모든 산업, 기업들은 AI로 인한 대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며 “단언컨대 AI는 지난 50년간 우리가 봐온 기술 중 가장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말했다. 즉 앞서 나온 A씨의 금융 생활은 AI가 만드는 변화의 첫 단계일 뿐, 향후 고객 경험 측면에서 무궁무진한 변화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셰스 부사장은 AI가 크게 4가지 분야에서 기업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봤다. 먼저 고객과의 상호작용이 보다 개인화된다. 그는 “고객의 요구사항을 보다 잘 이해하며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해진다”며 “마치 계속해서 점원이 따라다니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고객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사업 진행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트렌드를 예측할 수도 있다.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구조화할 수 있다는 점도 AI의 특징이다.
이같은 변화는 특히 금융산업에 크고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셰스 부사장의 판단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디지털 금융이 빠르게 확산돼 금융사는 고객에게 보다 새롭고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규제는 강화되고 금융 사기는 증가해 다양한 방어 방식을 찾아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셰스 부사장은 “결국 우리가 고려해야 할 것은 기존의 금융서비스를 변화시키는 방법”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금융사는 고객이 다양한 채널을 이용할 수 있도록 AI를 활용해 경험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구글이 말하는 AI를 만들어 고객센터에 적용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는 “콜센터 상담원에게 질문이 가는 횟수를 대폭 줄여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응대가 가능해졌고, 고객 만족도 역시 매우 높아졌다”고 전했다.
위험 감지·관리 능력도 AI로 개선할 수 있다. 광범위한 데이터를 통해 각 금융사가 어떤 리스크를 보유하고 있는지 미리 알아채면 사고 방지는 물론 고객 대응도 훨씬 수월해진다는 것이다. 셰스 부사장은 “영국계 글로벌 은행 HSBC의 경우 잠재적인 재정적 리스크를 평가하는 데 구글의 여러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며 “AI를 통해 자금 세탁 방지 기능을 더욱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구축했다”고 소개했다.
이 외에도 AI는 금융사와 종이의 작별을 앞당길 수 있다. 은행이 대출을 내줄 때 수많은 종이 서류가 발생하는데, 그 내역을 AI로 전부 처리해 대출 승인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셰스 부사장은 “AI에 주요 문서를 입력하면 디지털화한뒤 고도의 수준으로 이해하는 것은 물론, 구조화된 데이터로 변환해준다”며 “이같은 방식을 통해 대출에 소요되는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로 이같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금융사는 어떤 자세로 AI 기술을 대해야 할까. 셰스 부사장은 “금융 서비스에 AI를 적용할 때 성공의 핵심은 책임감”이라며 “책임감 있게 사용해야만 고객과 신뢰를 구축할 수 있고, 생산에 성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데이터를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견고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점점 더 정교한 기술이 등장하면서 AI가 어떻게 예측에 도달했는지 이해하기 어려워지고 있지만,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금융사 스스로 AI 알고리즘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성공적인 금융 AI의 조건이다. AI의 공정성 역시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셰스 부사장은 “공정성과 편견은 여러 경로를 통해 시스템에 입력된다”며 “AI에 심어지는 편향을 방지하고 완화하려면 결국 분석을 통해 이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1 미래금융포럼은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를 통해 이날 오후 2시부터 생중계됐다.
=이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