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UAM(Urban Air Mobility)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신재원 현대차 UAM사업부장(사장)은 20일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1 미래모빌리티 포럼'에서 “현재의 교통수단 만으로는 급격한 도시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처럼 인구 1000만명 규모의 대도시가 전 세계적으로 많아지고 있어 교통체증과 안정성, 환경문제 등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명 ‘플라잉카’로 불리는 UAM은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주목받는 이동 수단 중 하나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UAM 시장 규모가 2020년 70억달러에서 2040년 1조500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평균 성장률이 30.7%에 달한다. 신 사장은 “모건스탠리의 분석은 UAM 시장을 매우 긍정적으로 본 편”이라면서도 “UAM이 대중화되면 거대한 규모의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에 전통적인 비행기 제조업체인 보잉, 에어버스 뿐 아니라 현대차와 GM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까지 잇따라 UAM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스타트업까지 합하면 업체 수는 200여개가 넘는다. 이에 대해 신 사장은 “비행기의 경우 전 세계 2만6000대가 하루에 총 10만번 넘게 이륙을 하는 반면, 자동차는 셀 수 없이 많아도 주차돼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다”라며 “UAM의 활용 빈도는 비행기와 자동차의 중간쯤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비즈니스 모델로선 큰 장점”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UAM은 완전히 새로운 이동수단이기 때문에 이 시장이 성공적으로 열리기 위해선 모든 산업군이 다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의 경우 규제가 정비돼 있어서 신차가 출시되면 소비자들이 바로 이용할 수 있지만, UAM은 기술 발전과 더불어 사회적인 규제와 기준도 함께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UAM 수직이착륙장을 도심 안에 만들기 위해선 UAM을 헬리콥터보다 10배 이상 조용하게 만들어야 할 정도로 기술 발전이 필요하다. 이착륙장을 어디에 만들지도 고민해야 한다. 교통 요지에 만들어야 수요가 생길 뿐 아니라, 다양한 규모의 이착륙장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기업과 정부, 지자체가 유기적으로 일하며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운항하는 기체들끼리 잘 소통할 수 있도록 통신 시스템도 갖춰져야 하며, 통신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사이버 보안에도 대비해야 한다. 고도 500~600m 아래에서 운항하는 UAM 기체들을 관제할 시스템도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은 UAM의 사업 비중을 전체의 30%까지 키우겠다는 비전 아래, 승객과 화물 운송 시장 모두를 아우르는 제품군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6년에는 화물용 무인 항공 시스템(UAS)을 선보이고 2028년에는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UAM을 출시할 예정이다.
신 사장은 “UAM은 육상 교통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것”이라며 “UAM이 새로운 교통수단 중 하나가 돼 기존 수단들과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2030년 경에는 사람들의 삶의 질이 놀라울 정도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변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