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투자에 있어 미국과의 마찰은 대선이 어떻게 결론 나더라도 계속 떠안고 가야 하는 문제입니다. 중국 정부가 향후 먹거리를 위해 어떤 정책을 시행하는지, 기업들의 이익이 어디에서 나고 있는지에 더 방점을 두고 중국 투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가우정지 한화자산운용 China Equity 운용팀 팀장은 20일 조선비즈 주최로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글로벌경제·투자포럼’에서 강연자로 나서 향후 중국 증시에 대해서 전망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중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자체가 높지 않고 이익이 계속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는 정부가 5G·AI(인공지능) 같은 신형 인프라 투자·내수 시장 확대를 위해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부분에서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다.
가우정지 팀장은 향후 중국 시장 흐름을 전망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정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5년간 중국 정부가 그리는 정책 방향이 담긴 ‘14차 5개년 계획’이 내년 양회 때 발표될 걸로 예상된다"며 "‘쌍순환(雙循環·이중 순환)’이란 키워드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쌍순환은 내수 시장과 대외 경제를 모두 활성화하는 경제 전략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월 처음 언급한 이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가우정지 팀장은 "지난 10년 동안 1억명 이상의 대졸자를 배출하면서, 과거 저가 노동력을 중심으로 한 인재 풀이 엔지니어 중심으로 재편했다"면서 "게다가 유니콘 기업의 수도 미국의 절반 이상에 이를 만큼 좋은 인력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자본도 많이 투여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리테일 시장 규모도 지속해서 증가해 2023년에는 미국 규모를 앞지를 걸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내수 경기 위주의 정책을 펼칠만한 중국의 환경이 과거와는 다르게 너무도 잘 마련된 상황"이라며 "기술·인력·자본 등 탄탄한 기초를 바탕으로 정책·금융·세금 등 중국 정부의 지원이 더해져서 경기 개선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했다.
가우정지 팀장은 "중국은 다른 국가 지수와 대비해서 밸류에이션이 낮은 반면, 상대적으로 높은 ROE(자기자본이익률)와 이익 성장 예상치를 갖고 있다"며 "상대적인 경쟁력과 메리트가 확보됐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적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는 1분기 대비 2분기에 개선세를 보였다"면서도 "그중에서도 금융 부문은 이익 감소세를 지속하고, 통신·기계설비·전력설비·IT전자 같은 분야 이익은 크게 증가하는 등 업종별 차별화는 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조업 경쟁력 등을 기반으로 3·4분기에는 실적 개선세가 지속되고, 내년 1분기 역시 올해 기저효과를 바탕으로 높은 성장성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우정지 팀장은 앞으로 내수 시장·정부정책 수혜주·메가 트렌드 등 세 가지 분야에 관심을 두고 중국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선 "소비 시장 자체가 아직 더 커질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것뿐만 아니라,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구매 소비층이 급증하는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성장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소비 분야는 향후 투자 수익률을 기대할 만한 시장"이라고 했다.
또 "중국이 국내·외 시장에서 모두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제조업 분야와 중국 정부가 투자를 늘리고 있는 신형 인프라 관련 분야를 중심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고령 인구·가처분 소득 증가, 코로나 이후 상황, 헬스케어 시스템의 중요성 상승 등을 고려할 때 헬스케어, 언택트 산업의 잠재 성장률도 주목할만하다"며 "클라우드 컴퓨팅, 온라인 플랫폼, 결제, AI 등 수요 확대로 인한 5G, 플랫폼, 반도체 등 산업 성장도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