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활동하는 플랫폼 전략의 대가 칼 아쓰시 히라노 네트스트레티지(NetStrategy) 대표는 "전 세계 상위 기업의 핵심 공통점은 플랫폼 전략"이라며 "새 상품 출시보단 공간 창출에 대해 고민해야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히라노 대표는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가 주최한 ‘2019 미래금융포럼’에 참석해 "마이크로소프트 등 전 세계 8대 대기업 중 7개 기업이 플랫폼을 운영 중이며, 미국 4대 IT 기업인 ‘GAFA(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도 플랫폼 기반 사업을 운영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미래금융포럼은 ‘미래금융과 플랫폼 비즈니스’란 주제로 개최됐다. 히라노 대표를 비롯해 그랩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 ‘그랩페이’, 외환서비스 기업 ‘월드퍼스트’ 등 세계 플랫폼 기업은 물론 카카오뱅크와 토스 등 국내 금융 플랫폼 사업자들도 참석해 각 사의 플랫폼 전략을 소개한다.
히라노 대표는 와세다 MBA과정과 BBT 대학 교수,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초청연사로 활동했고, 플랫폼 전략의 세계적인 권위자 안드레이 학주 하버드비즈니스스쿨 교수와 함께 '플랫폼 전략'을 공동 집필하기도 했다. 그는 라쿠텐 옥션, 타워레코드, 도코모닷컴 등 일본의 여러 기업에서 플랫폼 전략을 활용한 경영 컨설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히라노 대표는 플랫폼 전략에 대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생태계를 만들어 플랫폼으로 일컬어지는 공간을 제공하고, 2개 이상의 상호의존적 그룹을 연결시키는 것이다. 히라노 대표는 "(플랫폼은)다양한 거래와 교환이 이뤄지고, 네트워크 효과를 내는 마켓 커뮤니티"라며 "플랫폼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플랫폼 전략에 동참하는 업체들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히라노 대표에 따르면, 플랫폼 기업은 새 상품 출시에 매달리지 않는다. 그는 "플랫폼 사고방식이란 내가 어떤 그룹을 매치(연결)할 수 있을지, 어떤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라며 "스스로 100만달러를 벌려고 하기보다는, 10명의 파트너와 1억달러를 벌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하고, 이같은 플랫폼 사고방식을 가진 기업의 수익성이 훨씬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 중 하나인 ‘라쿠텐’을 예로 들었다. 라쿠텐에서 발생하는 결제 중 절반은 신용카드로 이뤄지는데, 라쿠텐 그룹은 여기서 발생하는 정보를 이용해 카드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히라노 대표는 "플랫폼은 산업 생태계와도 맞닿아 있다"며 "다양한 그룹간 상호작용을 통해 외부 네트워크 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고 했다.
히라노 대표는 플랫폼 전략의 성공요소 중 하나로 ‘갈등 해결’을 꼽았다. 그는 "기업 간 교류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해소해줘야 한다"며 "불편함이 곧 사업 기회"라고 했다. 또다른 성공요소는 ‘연결성’이다. 다양한 그룹간 연결을 도와주고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히라노 대표는 "플랫폼 참여자들간 소통이 잘 이뤄져야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마지막 성공요소는 ‘품질’이다. 플랫폼의 규칙과 표준을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플랫폼 비즈니스에 따른 위험성도 있다. 히라노 대표는 "플랫폼 업체는 일종의 ‘룰메이커’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가격, 기업과 고객의 관계 등에서 자만할 수 있다"며 "플랫폼을 형성하기 전 철저하게 전략을 세우고 들어가지 않으면 고객 이탈 등이 생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