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회계는 자원 배분을 왜곡합니다.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지 못하는 경제는 절대로 성장할 수 없습니다. 회계 개혁으로 기업들의 회계 정보가 투명해지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지금보다 2%포인트가량 올라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30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9 회계감사 콘퍼런스’에 참석해 "개별 경제주체가 생산한 회계 정보를 토대로 자원 배분이 이뤄지기 때문에 회계가 엉망이면 자원도 제대로 배분할 수 없다"고 했다.
이날 행사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최 회장은 회계 개혁의 필요성과 성공적인 회계 개혁이 가져올 한국 거시경제의 도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기업 회계가 잘못되면 이들이 활동하는 시장은 왜곡되고, 그 시장 상황을 토대로 세운 경제정책 역시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 회장은 "믿을 수 없는 회계 정보가 판치는 시장에서 정부는 부양해야 할 때 긴축을 하거나, 반대로 긴축 타이밍에 부양에 나서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며 "회계 개혁으로 우리 기업들의 회계 정보가 투명해지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지금보다 2%포인트가량 올라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최 회장은 정직한 회계를 누차 강조하며 모뉴엘 사태를 예로 들었다. 모뉴엘 사태는 지난 2014년 모뉴엘이 수출자료를 조작해 6개 은행으로부터 3조원이 넘는 사기 대출을 받다가 적발된 사건이다. 최 회장은 "이 어마어마한 돈이 모뉴엘이 아닌 유망 벤처들에 지원됐다면 지금쯤 글로벌 벤처가 몇개는 나왔을 지 모른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미국도 2% 성장하는 시대에 아직 따라잡을 게 많은 한국이 그 정도 성장하지 못하는 건 믿을 수 없는 회계 정보가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방해했기 때문"이라며 "개혁에는 비용이 따르고 갈등도 생기기 마련이지만, 그럴 때일수록 초심을 잃지 않고 개혁의 근본 이유를 상기해야 한다"고 했다.
=전준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