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을 이용해 오프라인의 한계를 넘었습니다. 이젠 24시간 고객을 만납니다."
나오타카 하야시 일본 쇼핑센터 파르코 집행위원은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유통산업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포럼의 두번째 세션 ‘일본은 유통산업 불황 어떻게 극복했나’에서는 유통업체들의 옴니채널 생존 전략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옴니채널은 소비자가 온라인, 오프라인 등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를 말한다. 백화점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상품을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아가는 ‘스마트픽’이 옴니채널의 대표적인 형태다.
나오타카 위원은 온라인을 활용한 접객(接客) 시간 확대로 오프라인 점포의 한계를 극복한 점을 파르코의 성공 비결로 꼽았다. 그는 "온라인상에서도 고객과 만나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어플리케이션(앱)에 탑재해 24시간 체제로 고객과 소통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접객을 할수 있게 태세를 정비한 것이 성공 포인트"라고 했다.
그는 블로그 서비스를 이용한 성공 사례도 소개했다. 나오타카 위원은 "6년 전 파르코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개별 매장들이 각자 매장 블로그를 개설한 뒤 상품 정보를 올리고 그 블로그를 통해 상품 주문까지 바로 할수 있게 시스템을 만들었다"며 "구매된 상품 매출을 모두 블로그를 올린 매장 운영자 매출로 반영해 매장 참여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나오타카 위원은 사물인터넷(IoT)이나 인공지능(AI) 같은 정보기술(IT) 활용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일본 도쿄에 있는 파르코를 방문한 고객 수, 성별, 연령 등을 카운트 하는 카메라를 설치해 AI가 통계를 낸다"며 "이러한 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는데 도움이 돼 매출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세션에서 패널로 참가한 김응걸 롯데슈퍼 상품본부장도 온라인과 IT 활용에 주목했다. 김 본부장은 "온라인 점포와 일반 점포를 비교해보면 온라인 쪽에서 신선제품 구매 비율이 55%로 일반 점포보다 더 높게 나오고 있다"며 "오프라인에만 의존할 수 없고, 옴니채널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본부장은 로봇과 드론을 활용해 오프라인 매장의 결품을 체크해 물류를 관리한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해외 한 유통박람회에서 드론과 로봇이 마트를 돌면서 물건의 재고와 결품을 확인해 진열 물품을 정리하도록 한 것을 봤다"며 "IT가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크게 활용될 것"이라고 했다.
이토요카토 최고마케팅책임자, 나오타카 하야시 일본 파르코 집행위원 순. /조선비즈
토미나가 토모노부 세븐앤아이홀딩스 이토요카토 최고마케팅책임자는 "온라인의 지원이 없다면 오프라인 매장 운영도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온라인을 활용해 고객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고객이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지를 파악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김창주 리츠메이칸대 교수도 "오프라인으로 성장한 업체에게 온라인을 강조하는 것은 여러가지 한계도 있지만 오프라인 점포의 매력을 온라인을 통해 강화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불황 극복의 키워드일 수도 있다"고 했다.
조우성 신세계백화점 디지털이노베이션 상무는 온라인과의 조화도 중요하지만 오프라인 매장만의 강점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상무는 "오프라인 매장이 직접 체험을 할수 있는 공간으로서 의미가 있고 온라인이 대체할 수 없는 특성이 있다"며 "지난해 백화점은 매출이 늘었는데 가구나 고가 화장품 같은 럭셔리 상품은 오히려 오프라인 매장에 직접 가서 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상무는 "오프라인 매장에 빅데이터나 IT 노하우를 접목하더라도 실제 고객이 체험하고 공감할 수 있을 때 성공할 수 있다"며 "일례로 가상현실 피팅룸의 경우 고객으로부터 실질적인 공감대를 얻지 못해 큰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