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으로 싱글, 맞벌이 부부가 급증하면서 시간을 단축시키면서도 편리성을 높인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크다" -스즈키 아키히로 유통전문 잡지 쇼교카이 편집장
"전자상거래(이커머스)와 ICT(정보통신기술)화를 급진적으로 추진하기 보다 적절히 접목시키는게 중요하다" -오쿠타니 타카시 인터넷 신선식품 배달업체 오이시쿠스(oisix) 이사
한국은 지난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14% 이상인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한국보다 고령화 진행속도가 빠른 일본은 지난 2006년 이미 초고령사회(고령화율 21%)에 진입했다. 아키히로 편집장과 타카시 이사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 유통업체들이 유념할 사항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조선비즈는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018 유통산업포럼'을 열고 '일본기업의 고령화시대 불황 극복 전략'에 관한 세션을 진행했다.
아키히로 편집장은 "고령화 시대에는 혼자 사는 부부, 자식과 떨어져 지방에 사는 노부부가 많다"며 "외식이 어려운 노인층은 쌓아놓고 먹을 수 있는 유통기간이 긴 냉동식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 세븐일레븐은 고령층이 좋아하는 생선을 복잡한 조리과정 없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도록 상품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편의점 로손은 시간이 없는 싱글, 맞벌이 부부를 위해 스마트폰으로 아침 8시에 물건을 주문하면 해당 편의점에서 취급하지 않는 품목까지 합쳐서 저녁 8시에 상품을 찾아갈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령화, 저출산 사회는 소비다극화 시대"라며 "소비자들은 자기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행동을 자유롭게 한다"고 말했다. 또 "고령화 저출산 시대에는 건강에 좋은 웰빙이 유행이며 구매와 제품 소비 과정이 편리해야 소비자가 지갑을 연다"며 "기업입장에서는 생산 자동화, 제조 효율화, 제휴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옴니채널 전문가 타카시 이사가 일하는 오이시쿠스는 인터넷에서 신선 식품 주문을 받아 고객에 직배송하고 있다. 고객이 오이시쿠스에 회원가입을 한 후 원하는 '밀키트(meal kit, 간편요리세트)' 상품 등을 고르면 회사는 농가로부터 식자재를 조달해 각 가정에 배송한다. 고객들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미리 배달 시간을 정할 수 있고, 사이트를 통해 상품을 더 추가하거나 취소할 수 있다. 현재 고객 수는 16만2000명이며 올해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타카시 이사는 "2000년 광우병 파동 이후 음식 안전에 대한 관심이 커져 이후 회원이 연 18.5%씩 증가하고 있다"며 "고객 1인당 월평균 2번씩, 각각 10만~20만원어치 구매하고 있다. 신선식품의 절반은 오이시쿠스에서 절반은 근처 마트에서 사는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여성들이 사회활동을 많이하면서 20분 정도 잠깐 조리하면 완성되는 밀키트가 인기"라며 "건강에 신경쓰는 사람들을 위해 소금 혹은 설탕이 소량 들어간 우마미 밀키트도 인기"라고 말했다.
이날 김창주 리츠메이칸대 교수의 진행으로 토론도 이어졌다. 토론에는 나카미 신야 가쿠슈인대학 연구원, 김용원 GS리테일 수퍼사업부 대표도 합류했다.
김창주 교수는 "일본마저도 저출산, 고령화, 뉴노멀에 대한 준비는 미흡하지만 우리에게 주력 소비자층이 변하고 있다는 시사점을 준다"고 말했다. 신야 연구원은 "소매 도매점은 사회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사업을 통해 고객들과 가치를 공유하고 긴밀한 관계를 어떻게 맺을지, 접점을 어떻게 유지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원 GS슈퍼 대표는 "고령화와 모바일 디지털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GS슈퍼는 신규 점포의 70%는 100평 이하, 주거 밀집 지역에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8년 후면 한국도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국내 유통업체들도 고령화를 감안한 상품개발, 오프라인의 디지털화, 디지털화 자체에 더욱 신경써야한다"며 "다만, 고령화에 너무 맞추면 젊은 고객층이 안올 수 있다"며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