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는 더 이상 롯데, 신세계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쿠팡이나 위메프를 더 많이 이용하죠.”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18 유통산업포럼’에서 김연희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아시아태평양 유통부문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이날 포럼의 첫번째 세션 ‘미래의 유통은, 이슈와 전망’에서는 소셜커머스 등 새로운 형태의 유통업체들과의 경쟁에 대응하는 대형 유통기업들의 생존전략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김 대표는 “대부분의 소비층은 자신의 세대에서 만들어진 기업이나 제품을 선호하고 전 세대에 설립된 기업과 제품은 불신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현재 가장 젊은 소비자들에 해당하는 밀레니얼 세대 역시 롯데, 신세계 등 기존 대형 유통기업들에 대한 선호도가 베이비붐 세대에 비해 훨씬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 성공했던 대기업들이 후발주자들에 비해 가장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점으로 ‘속도’를 꼽았다. 그는 “고객들은 빠른 변화를 원하는데 대기업들은 과거에 구축된 시스템을 개혁하기가 쉽지 않다”며 “해외에서도 월마트와 까르푸, 베스트바이 등 기존의 오프라인 대형 유통기업들이 아마존 등에 밀려 쇠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 길이 아니면 살 길이 없다’는 생각으로 전 조직이 과감히 변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세션에서 패널로 참가한 포터 에리스만 전 알리바바 부사장도 비슷한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전통적인 유통업체들을 위협하는 후발주자들이 지금도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며 “기존 업체들은 대대적인 혁신을 위한 별도의 조직을 구성하는 등 다양하고 절실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에리스만 전 부사장은 그러나 기존 유통 대기업들이 가진 장점도 잘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기업의 덩치가 크고 많은 자본이 있다면 다양한 사업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많다”며 “당장 후발주자들과의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보다는 10~20년을 내다보고 장기적인 발전전략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첫번째 세션에서는 롯데와 신세계의 임원들도 참석해 온라인 후발 유통업체들과의 경쟁에 나서는 각 사의 경영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이진성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은 “롯데는 오프라인 유통에서의 강력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온라인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에서 동일한 가격으로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하는 ‘옴니채널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예철 신세계 SSG닷컴 상무는 “현재 온라인 전용 쇼핑센터인 ‘NEO(Next Generation Online store)’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김포의 NEO 2호점의 경우 하루 주문건수가 2만건에 이르고 연간 매출액이 4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IT 개발인력을 확충하고 전담부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현재 SSG만의 빅데이터 시스템도 구축 중”이라며 “빅데이터를 활용해 최단시간 배송체계를 만드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