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창러 칭화대 교수는 2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7 미래투자포럼’에 참석해 “투자기법은 이미 충분히 고도화 됐다”며 “이제는 고객을 제대로 이해해서 분류하는 기술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린창러 교수는 ‘클라이언트 프로파일리링의 진화’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린창러 교수는 로보어드바이저의 한계와 문제를 지적한 데 이어 어떻게 고객을 이해하고 모델화 할 수 있는지 그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먼저 데이터를 수집해서 정리하는 과정(데이터 클리닝)을 거쳐야 한다. 린창러 교수는 “투자자 개인의 거래 패턴이나 투자 성향과 행동 양상 등 정리되지 않은 수많은 정보를 모아 구조화하고 범주화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필요한 작업은 각종 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투자 성과를 평가하는 것이다. 린창러 교수는 “여러 가지 결과를 바탕으로 투자 능력을 평가하는데 자산 배분이나 종목 선정, 매매 타이밍 등을 따져보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의 현재 문제점을 지적해주고 합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다”고 했다.
고객 분석을 마친 다음으로는 이제 고객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도구를 제공해야 한다. 린창러 교수는 “분석 결과에 따라 해당 고객에게 어떤 투자자문이 필요한지 안내를 해준다”며 “고객 입장에서 투자자문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만들고 이후 자문 받을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린창러 교수는 현재 활용되는 고객분석 기술을 소개하며 마쳤다. 그는 앤트파이낸셜이 만든 자산관리 서비스 ‘포춘’을 제시했다. 앤트파이낸셜은 중국 알리바바의 자회사로 7500만명 가량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지급결제 어플리케이션인 ‘알리페이’에는 ‘포춘’이 들어가 있다”며 “고객들의 거래나 행동을 분석하고 이에 따라 맞춤화 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린창러 교수는 인간 자문과 로봇을 통한 자문의 차이점을 지적하며 고객 이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보통 사람이 고객을 자문하는 게 로보어드바이저보다 설득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며 “인간 대 인간으로서 개인 특성을 깊이 이해하고 있고 관계를 구축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반면 로보어드바이저는 인간적인 측면에서 한정된 질문만 가지고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고객을 이해하는 데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로보어드바이저가 기술 완성을 하기 위해서는 고객 획득의 병목현상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박현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