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피 니콜스(JP Nicols·사진) 핀테크포지 매니징디렉터는 “과거 성공의 경험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며 “은행이 미래 시장에서 성공을 이루기 위해선 ‘실험-학습’ 모델 실행과 파트너십 체결, 혁신 추구 등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니콜스는 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7 미래금융포럼’에서 사양길에 접어든 은행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성공 경험을 답습해서는 안된다고 얘기했다. 니콜스는 글로벌 핀테크 연구기관인 렛츠토크페이먼츠(Let’s talk payments)에서 꼽은 ‘2016년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핀테크 연사’ 명단에서 5위를 차지한 전문가다.
그는 “과거에는 좋은 위치에 지점을 많이 내고, 그런 지점을 많이 보유한 은행을 인수합병(M&A)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었지만, 지금은 더이상 이런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 며 “지금까지 성공해 온 방법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과거의 성공 경험은 그다지 좋은 선생은 아니다”고 얘기했다.
니콜스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새로운 기술들이 많이 출현하면서 은행업의 환경이 크게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봤다. 당시에는 금융위기를 이겨내는 데 집중하느라 새로운 기술의 출현에 큰 눈길을 주지 못했지만, 그 기술들이 발전하면서 은행업의 환경이 크게 변화했다는 것이다.
니콜스는 “2000년대만 하더라도 시가총액 상위기업에는 에너지기업이나 금융기업이 많았지만, 2016년 기준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은 모두 기술기업”이라며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고객의 경험 측면부터 기업의 전술적 측면, 사업모델 등과 같은 전략적 측면까지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니콜스는 은행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의 ‘계획-실행’ 방법 대신 ‘실험-학습’ 방법을 적극적으로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업무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은 지금에 와서는 더이상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에 테스트하고 배우는 방식을 시도해야 한다”며 “고객들에게 민첩하고 기민하게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제공한 뒤 나타나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핀테크 기업과의 적극적인 파트너십도 강조했다. 은행은 기업 규모가 크고 많은 규제를 받아 새로운 시도를 하기가 어려운 반면, 핀테크 업체들은 이런 부분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은행이 핀테크 기업과 파트너십을 통해 기술의 발전 속도나 고객의 욕구(needs)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은행이 꾸준히 혁신해야 한다는 점도 놓치지 않았다. 그는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선 제품 혁신과 고객 관리, 인프라 관리를 잘 해야 하는데, 기존 은행들은 이 부분에서 과거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니콜스는 “은행 임원들과 고객관리나 인프라 관리에 대해 얘기를 해보면 그들은 표준화나 에측 가능성, 효율성 등에 신경 쓸 뿐 고객에 집중하지 않는다”며 “1990~2000년대에는 이런 전략이 통했지만, 앞으로는 이런 부분에서도 혁신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니콜스는 “기존의 핵심 역량을 통해 혁신하는 것, 주변 역량을 통해 혁신하는 것 그리고 완전히 새롭게 혁신하는 것이 있는데 조화롭게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동시에, 혁신에 적합한 개방주의자를 사내 혁신TF에 배치하고 전사적으로 혁신 TF를 지원하면서 혁신을 관리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