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의 미래는 아시아 시장에 달렸습니다. 세계 28개국에서 32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 유럽에 집중돼 있죠. 하지만 아시아에선 인구수에 비해 매장 수가 많지 않습니다.”
안드레 슈미트갈(André Schmidtgall) 이케아 코리아 대표는 조선비즈가 24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개최한 ‘2016 유통산업포럼’ 기조 강연에서 “‘이케아는 공룡’이라는 일부 평가가 있지만, 사실 아시아에서는 아직 작은 회사일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케아(IKEA)는 1943년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가 스웨덴에서 시작한 가구 브랜드다. 주로 저렴한 가구, 생활용품, 주방용품 등 다양한 홈퍼니싱 제품을 판매한다. 슈미트갈 대표는 독일 출신으로, 1993년 이후 23년간 이케아에서만 일하고 있다.
“이케아는 가구를 많이 팔고, 수익을 더 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이 더 나은 생활을 하게끔 하는 것이 이케아의 기본 가치입니다.”
슈미트갈 대표는 한국시장 진출을 결정한 이후 7년 동안 한국 소비자들을 공부했다. 한국식 인테리어와 생활 방식을 꼼꼼히 연구했다.
“한국인 가정을 관찰했고, 집 구조를 뜯어봤죠. 유럽에선 만 2세만 되면 아기들이 부모와 자지 않는데, 한국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유럽에선 발코니에 일광욕을 하러 나오는데, 한국에선 사용법이 전혀 다르더라고요. 아파트형 집이 많아 수납에 대한 고민이 크다는 점도 이때 알았습니다.”
한국 소비자들은 값이 싼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조립형·DIY(Do It Yourself) 가구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예측도 했다. 이 예상대로 정확히 들어맞았다.
경기도 광명 이케아 ‘한국 1호점’은 2014년 12월 문을 연 이후 한 해 동안 매출액 3080억원, 방문객 670여 만명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가입한 ‘패밀리 회원’ 수는 70만명에 달한다. 꺼져가던 한국 가구시장의 열기가 이케아 진출을 계기로 되살아났다.
슈미트갈 대표는 “개장 초기 주변 가구 상가 관계자들이 ‘이케아가 들어오면 우리가 망한다’고 우려했지만, 광명점 반경 10킬로미터에 위치한 상점의 매출은 7.5~27.4% 늘었다”며 “이케아를 찾는 소비자 가운데 75% 이상이 10킬로미터 밖에서 온다. 이케아 임팩트(impact)가 일대 상권 전체를 키운 셈”이라고 말했다.
슈미트갈 대표는 “이케아 코리아는 2020년까지 국내에 모두 6개 매장을 열 예정이다”며 “한국 가구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구당 홈퍼니싱에 소비하는 금액은 한국이 스웨덴의 4분의 1수준에 불과하지만 집 꾸미기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그동안 어떻게 하는지 몰랐을 뿐이다. 이케아의 한국 진출을 계기로 한국 소비자가 스스로 취향을 발견하고 개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