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6 미래금융포럼’ 네 번째 세션에서는 금융 전문가들이 신흥시장국(이머징 마켓)의 보험회사 진출방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국내 보험사들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국 진출하는 것을 놓고 “지금이 골든 타임”이라면서 적극적 진출을 강조하는 견해와 “경쟁력이 없으면 사업을 접어야한다”는 의견이 격론을 벌였다.
‘이머징 마켓의 보험시장 공략’을 주제로 열린 이번 토론에는 정홍주 성균관대 교수(경영학)의 사회로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이병건 동부증권 기업분석 1팀장, 정인섭 한화생명 상무가 참여해 의견을 나눴다.
전 연구위원은 동남아시아 등 주로 이머징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진출전략을 펼치는 국내 보험사들의 전략이 미국 등 선진국 시장 진출 전략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연구위원은 “이머징 마켓의 경우 판매채널 등 보험사업 인프라 발전단계가 낮아 국내 보험회사들이 현지에서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국내 보험사들은 외부 자금조달 제한으로 보험사업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소요되는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 연구위원은 이어 “국내 보험회사의 해외 사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진출 국가 선정, 진출 방법, 현지 사업 전략이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국내 보험사들이 주로 진출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은 일부 보험사들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일종의 독과점 시장으로 규정하고 국내 보험사가 후발주자로 진출하면 중소형 보험사에 불과해 규모의 경재와 같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 보험사의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근본적인 경쟁력을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전 연구위원은 동남아시아 시장을 대체할 대안으로 미국, 영국 등 선진 금융시장 진출을 제안했다. 진출방면 측면에서도 현지 보험회사 인수합병 등을 추진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선진금융시장에서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전략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반면 정인섭 한화생명 상무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 진출은 국내 보험사의 중요한 과제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정 상무는 인구 1인당 보험료 지불 규모를 제시했다.
정 상무에 따르면 한국은 1인당 2014달러를 보험료로 지불하지만 중국은 127달러, 인도네시아는 40달러, 베트남은 14달러에 그쳤다. 또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인구는 각각 2억5000만명, 9200만명에 달한다.
정 상무는 “무궁무진한 시장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남아있고 이들 국가의 진출은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정 상무는 보험사의 자산 운용 측면에서 동남아시아 시장의 중요성도 짚었다.
그는 “베트남 정부가 도로, 항만 등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고 20년에 가까운 장기 투자 프로젝트를 많이 활성화하고 있는데 연간 100조원에 달하는 수입보험료에 대한 투자처를 찾아야하는 보험사들로서는 가장 중요한 투자국이 신흥시장”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병건 동부증권 팀장은 “해외진출을 전체로 보고 접근한다기 보다는 각 보험사들은 해당국의 금융시장을 면밀하게 접근해야 성공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회를 본 정홍주 교수는 “인터넷, 무역 등 산업은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금융만은 유독 국제화가 안 된 부분”이라며 “보험시장도 조금 더 확장적으로 해외진출을 고민해봐야할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