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비즈 주최로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16 미래금융포럼’ 두 번째 세션에선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현 주소와 시사점’을 주제로 신관호 고려대학교 교수, 김봉훈 맥스틴경영자문 대표, 이윤수 금융위원회 과장, 임일섭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실장이 토론을 진행했다.
이들 참석자들은 국내 은행권의 해외 부문 순이익이 전체 순이익(국내+해외)의 10%~20%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저성장·저금리 기조 고착화로 수익성 악화를 겪는 국내 은행들이 성장을 지속하려면 장기적으로 해외 순익 비중을 3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나타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봉훈 맥스틴경영자문 대표는 멕시코, 캄보디아, 카자흐스탄 등 국내 은행들이 진출을 염두에 둔 신흥국 국가들의 금융환경과 글로벌 대형은행들의 현지화 전략을 소개하면서, “2007~2014년까지 글로벌 은행의 매출을 보면 중국이 약 4.5배 성장했고 아시아는 1.5배 증가했으며, 중남미나 아프리카에서도 약진했다”면서 신흥 시장의 성장세를 강조했다.
김 대표는 최근 국내 은행들이 진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인도는 현지 본토 은행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데다 씨티은행, 홍콩·상하이은행(HSBC) 등 글로벌 은행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어 국내 은행들이 성과를 내는 데 한계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JB, 대구은행,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이 현지 기업 인수전을 벌이고 있는 캄보디아는 은행 산업의 규모가 매우 작아 비용을 고려해 글로벌 대형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진출하기 보다는 관망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임 실장은 일본의 대형은행인 미즈호뱅크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일본의 메가뱅크는 현지 일본기업 고객에게는 자체 네트워크를 통해 바로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현지 소매금융(리테일) 분야에서는 현지 은행과 제휴를 하거나 인수를 하는 전략을 구사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정부도 금융회사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과장은 “은행의 중복 심사 부담을 완화하고자 은행법상 심사를 받으면 외국환 거래법 심사는 필요 없도록 규정을 바꿨다”며 “또한 국내 은행이 리스크(위험)가 있는 국가로 진출할 땐 사전신고를 해야 했지만, 일정 규모 이하의 현지 법인을 인수할 땐 현지 법인의 신용평가등급과 관계없이 사후 보고만 하면 되도록 제도도 바꿨다”고 소개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4년 10.6%이던 해외 순이익 비중은 지난해 19.3%로 올랐다. 그러나 이는 은행권 전체 순이익이 2014년 6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4000억원으로 급감한 데 따른 착시효과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은행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9% 줄었으며, 특히 중국 시장에서 거둔 순이익이 1년 새 80% 가까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