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엔 세계 식품산업 시장이 6조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음식이 통하려면 세계화 작업이 시급하다.”
심태호 AT커니 파트너는 24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4회 유통산업포럼’에서 “국가 미래성장 산업으로서 식품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심 파트너는 이날 포럼 첫 번째 세션인 ‘한식(K푸드) 세계화’의 발제자로 나서 “식품산업의 내수 규모는 한계가 있으므로 한식 세계화를 통해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선 이탈리아, 프랑스, 중국, 일본 4개 국가가 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인도, 태국, 멕시코, 베트남은 성장기에 있고, 한국은 아직 세계화 도입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심 파트너는 특히 태국 모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주도로 음식 세계화 사업을 추진, 외식 산업뿐 아니라 관광 산업에서도 큰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그는 “태국 정부는 2001년 ‘글로벌 타이 레스토랑’과 2004년 ‘키친 오브 더 월드’ 프로젝트를 통해 자국 음식 세계화를 주도했다”며 “레스토랑 인증 제도인 ‘타이 셀렉트’는 태국 음식의 품질관리와 표준화에 성공해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음식 세계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된 2004년 이후 태국 방문객 수도 많이 증가했다. 2002년 800만명 수준에서 2012년에 2000만명으로 늘었다. 태국을 방문한 외국인 중 63.3%가 “음식 때문에 태국을 방문했다”고 답할 정도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심 파트너는 “음식 표준화, 메뉴 개발, 마케팅·홍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정부와 개별 기업들의 협업이 필요하다. 한식 세계화로 K팝 못지않은 관광객을 불러들일 수 있다. 고용 창출 및 국가 브랜드 견인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K푸드 세션은 한식 세계화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활발하게 진행됐다. 세션의 좌장을 맡은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K푸드는 한국에 대한 좋은 호감을 만들어 주는 민간 외교관 역할도 하므로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이용재 농심 해외영업본부장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에서 농심 직영몰을 운영하는 등 중국시장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작년 중국 매출이 2억달러를 넘었다”고 밝혔다.
중식 전문가인 여경옥 롯데호텔 상무는 “중국 음식의 경우 현지인의 입맛에 맞게 개량된 음식이 먼저 성공했고, 그 이후 정통 중화요리가 널리 알려졌다”며 “한국 식당들도 퓨전 한식 등 현지화에 먼저 집중하고, 단계적으로 세계화 전략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한영 농림축산식품부 수출진흥과장은 “K푸드는 음식이다 보니 건강과 위생 등 안전과 관련된 비관세 장벽이 많다. 통관만 30일 걸리는 경우도 있는데, 정부가 이런 비관세 장벽을 없애는 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조선비즈가 주최하고 조선일보가 후원한 이날 포럼에는 송의달 조선비즈 대표, 이현재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회의원,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안충영 동반성장위원장, 김낙회 관세청장, 장선욱 한국면세점협회장, 박인구 동원 부회장, 장재영 신세계 대표이사,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 정문목 CJ푸드빌 대표이사, 소진세 롯데 대외협력단장, 박찬영 신세계그룹 부사장, 오중희 현대백화점 부사장, 김경조 농심 부사장, 조성형 매일유업 부사장, 안드레 슈미트갈 이케아 코리아 대표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