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총 612만명, 이들이 한국에서 쓰고 간 돈은 10조원에 달합니다. 그러나 만족도나 재방문 의향은 12위로 아직 낮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돌리려면 면세점은 단순히 상품을 파는 곳이 아니라, 문화를 창조하는 곳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김재걸 한국관광협회 중앙회 기획협력국장은 조선비즈가 25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개최한 ‘2015 유통산업 포럼’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K-팝이나 의료관광 등 차별화된 여행상품 제공해줘야 한다”며 “중국 관광객의 세대별 욕구를 채워주기 위한 상품을 개발하자”고 말했다.
한국관광협회 중앙회의 자료를 종합하면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면세점은 총 43개다. 이중 시내 면세점은 17개, 출국장 면세점은 20개다. 여기에 지정 면세점과 외교관 면세점이 5개, 1개씩 있다.
김재걸 국장은 “면세점 총 시장 규모는 2014년 기준 8조3000억원, 이용자 수는 3432만명을 기록할 만큼 불어났다”며 “국내 면세점 업계는 국제 경쟁력 등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전체 방문 시간의 45%를 쇼핑하는 데 썼다. 이들 중 56.8%는 주요 쇼핑 장소로 면세점을 선택했다.
김재걸 국장은 “면세점이 그 자체로 하나의 관광지로서 역할을 수행한다”며 “면세점 산업이 잘되면 호텔업 등 다른 관광 산업들도 잘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면세 산업 전반에 대한 규제 법안이 많아지는 것에 대해선 경계했다. 그는 “면세점 업계에선 규제 관련 비용이 늘어나거나, 모처럼 축적한 경쟁력을 잃어버릴까 우려하고 있다”며 “국내 면세점 업계가 긴장하고 있는 동안, 해외에서는 중국 하이난 지방에 1만7000평 규모 면세점이 새로 생기는 등 경쟁국가들이 몸집을 불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걸 국장은 면세점 업계가 경쟁력을 잃지 않으려면 대형 면세점과 중소형 면세점이 서로 상생(相生)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중소형 면세점 매출은 2014년 기준 7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전체 시장의 8%가량이다.
김재걸 국장은 “중소형 면세점들은 자본 부족과 경험 부족 뿐 아니라 인기 브랜드를 유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형 면세점에서 중소형 면세점을 위한 경영 자문 같은 동반성장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