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내 벤처로 시작한 디지털 치료제 개발 기업 웰트의 강성지 대표는 “디지털 치료제 시장에선 의사과학자의 활약이 두드러질 것이다”라며 한국도 의사과학자 양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과 유튜브에서 온·오프라인으로 개최된 ‘2021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 연사로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강 대표는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 출신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해 갤럭시워치 시리즈에 들어갈 디지털 헬스케어 기능을 개발하는 개발자로 일한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2014년 삼성전자 사내 벤처 프로그램으로 창업한 스마트벨트 개발업체 웰트를 2년 후인 2016년 독립시켜, 현재 세계적으로 부상 중인 디지털 치료제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강 대표는 의료와 과학에 동시에 전문성을 가졌던 자신의 이력이 디지털 치료제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비결이라고 했다. 그는 “디지털 치료제의 개념은 과학자들의 과학 논문 연구에서 시작했다. 소프트웨어가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느냐 실험한 게 임상시험 개념으로 승격했고 (좋은) 임상결과가 나오니까 새로운 치료법으로 탈바꿈한 것이다”라며 “기존에 알고 있던 기술들을 파급력 있는 비즈니스로 성장시킬 수 있었던 건 의료와 과학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영역(의사과학자의 연구 영역) 덕분이다”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그러면서 “일본의 첫 디지털치료제를 만든 회사(큐어앱) 대표는 사타케 코타라는 의사과학자이고, 미국에서 이(디지털 치료제 시장의) 모든 흐름을 처음 만든 사람은 미국 하버드대 신경과 의사이자 의사과학자인 코리 맥캔이다”라며 “기존의 의료 영역을 (디지털로) 넓히는 사람은 의사과학자다”라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과거 겪었던 경험을 소개하며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과학자로서의 능력뿐 아니라 의사로서의 능력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웰트의 첫 제품인 (혈당 측정 기능이 포함된) 스마트벨트를 개발하면서 배터리는 오래갈수록 좋겠지만 2~3개월치 용량으로 타협했다”라며 “환자가 보통 2~3개월 주기로 병원을 내원하고 내원할 때마다 혈당을 재고 약 복용량을 다시 정하는데, 그때 스마트벨트가 활용되기에 충분한 용량이기 때문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면서) 겪는 지식이 이런 제품을 만드는 데 활용된 것이다”라고 했다.
= 김윤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