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비즈, 스페이스K 2024 포럼 개최
보령이 美액시엄과 함께 만든 브랙스스페이스
“우주의학은 규제 사각지대…우주청이 리더십 보여야”
달과 화성에 인공위성이나 무인 탐사선을 보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람이 직접 달이나 화성에 가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 미국이나 중국 같은 우주개발 선도국은 유인 달 기지 건설 계획을 속속 내놓고 있다. ‘우주 의학’은 유인 우주 탐사가 본격화되면서 전 세계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우주인의 건강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유인 우주 탐사도 요원하다. 동시에 우주의 미세중력 환경을 이용해 새로운 약품을 만들거나 지구에서 불가능한 의약 실험을 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우주 의학은 지금 당장 산업적인 파급력이 큰 우주 경제의 중요한 부분이다.
임동주 브랙스스페이스 대표는 5일 서울 강남구 서울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조선비즈K 2024′ 포럼에 참석해 우주 의학 사업의 비전을 공개했다. 브랙스스페이스는 국내 제약사인 보령(10,210원 ▼ 130 -1.26%)과 미국의 우주기업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가 만든 합작법인이다. 브랙스스페이스는 우주 의학 사업을 준비하는 스타트업들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휴먼인스페이스(Humans In Space)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대회에서 선발된 스타트업들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의학 실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임 대표는 보령이 우주 의학 산업의 가능성을 보고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 우주항공국(NASA)도 우주인의 건강 문제와 관련해서는 아직 해답을 찾지 못한 공백이 많다는 걸 확인하고 우주 사업을 시작했다”며 “우주 의학과 관련한 아이디어와 기관, 파트너를 모아서 생태계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국제우주정장 퇴역에 대비해 민간 우주정거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보령이 액시엄과 손을 잡은 덕분에 국내 우주 의학 기업들이 실제로 우주에서 실험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보한 게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우주 산업의 상업화 역량을 높이려면 저궤도에 가지고 있는 인프라를 활용해야 한다”며 “더 나아가서 우주 외교를 위해서라도 우리가 가진 카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상의사 출신인 김규성 인하대 우주항공의과학연구소 교수도 우주 의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지구 궤도에 사람이 있을 때는 무중력과 방사선이 가장 큰 문제인데 고립과 시간 차이 때문에 더욱 문제가 크다”며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주 의학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과거에는 우주로 가는 비용 때문에 우주에서 의학 연구를 하기가 어려웠지만, 최근 우주로 가는 비용이 낮아지면서 저궤도에서 직접 의학 연구를 하는 게 각광받고 있다”며 “아스트라제네카나 머크, 바르다 스페이스 같은 해외 기업들이 우주에서 다양한 의약 실험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정부가 리더십을 가지고 우주 의학 분야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우주 의약품은 완성도가 높지만 아직 사람에 실제 적용된 적이 없어서 규제나 제도의 사각지대”라며 “조만간 미국을 중심으로 규정을 만들 텐데 여기에 한국이 빨리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주항공청이 리더십을 가지고 식약처나 특허청 등 유관 부처와 함께 우주 의학과 관련한 규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