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국산 가상현실 기기 중에는 5달러짜리도 있습니다. 구글의 ‘카드보드’는 사실상 공짜나 마찬가지구요. 최근 나온 가상현실 기기들이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와 연동되면서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가상현실 전문가 마크 빌링허스트 남호주대 교수(사진)는 16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나인트리컨벤션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5’에 참석해 조선비즈와 가진 인터뷰에서 “스마트폰과 연계된 가상현실 기기와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디스플레이, 인터페이스 등 주요 기술 발전 속도도 빨라지면서 저변 확대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빌링허스트 교수는 1990년대 후반부터 가상현실의 일종인 증강현실(argumented reality·IT기기를 활용해 현실 속에서 가상의 물체나 정보를 표시하는 기술)을 연구해 온 이 분야 최고 전문가다. 사람과 IT기기가 원활히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미국 MIT(매사추세츠공대) 미디어랩 등 연구소, 영국 통신사 BT, 핀란드 휴대폰 업체 노키아, 미국 인터넷 업체 구글 등 기업에서도 폭넓은 경력을 쌓았다.
그는 가상현실 애플리케이션(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관련 기기가 등장하고 다시 앱이 증가하는 선순환에 들어갔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구글의 앱 마켓인 ‘플레이 스토어’에서 스마트폰의 카메라, 위성항법장치(GPS) 등 다양한 센서를 활용한 증강현실과 관련된 앱이 2만 개가 넘는다”면서 “가상현실 기기도 수백달러가 넘는 고급형 모델부터 10달러가 안되는 염가형 모델까지 여러 라인업이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빌링허스트 교수는 기술의 발달로 가상현실 기기가 다양한 형태로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금은 삼성전자 기어VR나 구글글래스처럼 헤드마운티드디스플레이(HMD)나 안경 형태뿐이지만, 앞으로는 눈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시야 전체에 영상을 비추는 ‘망막 디스플레이’나 얇은 콘택즈 렌즈형태의 디스플레이 기기가 5~10년 후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손 동작을 정교하게 구분해내고 사용자의 신체상태 변화를 보고 다음 행동을 예측해 스스로 구동하는 ‘인터페이스의 인간화’라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빌링허스트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웨어러블, 사물인터넷 등은 모두 가상현실 서비스를 정교화해 교육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까지 바꿔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업이 직원 간 소통과 정보 공유에 사용하는 ‘협업 소프트웨어’에 가상현실 기술이 폭넓게 적용될 것”이라면서 “교육 분야에서도 가상현실 기술이 접목되면서 큰 폭의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