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모델 사업 전략은 고객에게 어떤 콘텐츠를 파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고객이 누구인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를 정확하고 간결하게 정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박소령 퍼블리 대표는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9’에서 구독모델로 성공한 넷플릭스를 벤치마킹했다가 실패한 경험을 소개하며 다른 성공사례 벤치마킹에서 힌트를 얻을 수는 있어도 정답은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2015년 설립된 퍼블리는 지식 콘텐츠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월 2만1900원에 마케팅·IT(정보기술)·패션·법·회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쓴 글을 사진·동영상과 함께 제공하고 있다.
퍼블리는 창업 초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콘텐츠를 하나씩 판매했다. 이후 2017년부터 월 정기구독 사업모델의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고, 올 들어 정기구독 서비스만 제공하면서 퍼블리의 사업모델 정체성을 확립했다. 최근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소유하는 것 보다 돈으로 일정 시간을 샀다는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구독 서비스를 도입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구독 서비스를 시작할 때 B2C 글로벌 콘텐츠 비즈니스의 성공사례인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 등을 벤치마킹하면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했다"면서 "더 많은 콘텐츠는 체류 시간을 늘리고 이는 매출로 이어지며 더 많은 매출은 다시 더 많은 콘텐츠를 가능하게 한다는 넷플릭스의 성장 공식을 따라 더 많은 콘텐츠를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퍼블리에서 만든 오리지널 콘텐츠 뿐 아니라 다른 저자들이 만든 콘텐츠도 공급했다.
하지만 퍼블리는 초반에 넷플릭스와 같은 성장 곡선을 그리지 못했다. 박 대표는 모든 고객에 공통된 희로애락에 기반한 엔터테인먼트 영상 콘텐츠와 고객의 이해도 수준이 천차만별인 지식 콘텐츠의 성격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후 고객들의 행동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더 많은 데이터가 더 오랜 체류 시간으로 나타나지 않았다"라며 "여기서 넷플릭스와는 다른 길을 가야겠다고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박 대표는 이어 "흥행 산업인 영상 콘텐츠와는 달리 지식 콘텐츠는 소비자들의 관심도나 지식 수준을 더 명확하게 타기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통계와 행동 데이터 외에도 더 세분화된 고객 타기팅을 기반으로 사업 전략 방향을 다시 세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독 모델은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가치를 제공해야 생존할 수 있는 사업모델"이라며 "고객이 느끼는 가치가 무엇인지 찾아내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장기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