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을 몰 때 ‘좌회전이냐, 우회전이냐’ 같은 실시간 의사결정은 생사를 좌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아카마이는 이런 곳에서 생기는 지연을 최소화하는 게 목표입니다."
렐라 만즈(Lehla Manz) 아카마이 첨단 기술 글로벌 부사장은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국내 최대 테크 컨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19’에서 이같이 말하며 데이터 트래픽 지연 완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향후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됐을 때, 데이터 속도 처리가 늦어지면 즉각 반응이 어려워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1998년 창립된 아카마이는 CDN(콘텐츠 전송 네트워크) 업체다. 아카마이 네트워크를 통해 영화 및 스포츠 방송 중계 같은 데이터가 전송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는 아카마이를 ‘CDN 업체들의 리더’로 꼽기도 했다.
만즈 부사장은 "향후에는 5G(5세대) 이동통신 등으로 모빌리티나 수십억개에 달하는 디바이스가 온라인으로 연결된다"며 "방대한 데이터가 생성되고, 이것을 처리해야 하는 문제점이 생기게 된다. 앞서 예시를 들었던 차량의 좌우회전 문제처럼, 향후에는 데이터 처리 지연이 생사 문제로도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만즈 부사장은 이것을 해결하는 기술로 ‘에지’를 강조했다. 에지는 인터넷을 거쳐가는 방대한 데이터의 체증을 완화하는 게 목표다.
만즈 부사장은 "데이터센터를 통한 데이터 전송은 데이터센터와 디바이스의 거리가 멀수록 지연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에지는 최말단에서 데이터를 저장해놨다가 디바이스에게 바로 데이터를 보내 지연을 줄인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및 에지 플랫폼은 모든 데이터를 온라인에 저장하는 만큼, 보안도 중요하다. 에지는 데이터센터를 노리는 해킹 공격 등을 중간 혹은 최말단에서 흡수해 분산시킨다. 에지는 사이버 공격 지점과는 더 가깝고, 인프라 같은 자산과는 멀리 떨어진 곳에 방어 체계를 구축한다. 또 아카마이는 아무도 믿지 않는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기반 모델로 보안을 유지한다.
만즈 부사장은 "외부 공격도 위험하지만, 보안에 대해 잘 모르는 직원 등 내부에서 발생하는 공격도 위험하다"며 "내부에서도 접근을 실시간 통제하고 악성 활동을 사전에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 제로 트러스트 기반 모델을 활용해 모두가 인증을 거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즈 부사장은 이어 "에지는 기업들의 인력을 서로 연결하고 서로 보호하는 새로운 방법을 도입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스마트클라우드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서울시가 주최하고
조선비즈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행사다. 9월 18일, 19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올해는 ‘호모커넥투스 : 5G시대 새로운 위기와 기회(Homo Connectus: New opportunities and risks in 5G World)’를 주제로 모빌리티, 구독경제, 자율주행·5G(5세대) 이동통신, 로보틱스, 블록체인 세션 등이 마련됐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인류의 현재와 미래, 산업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 핵심 기술 적용 사례 등이 공개된다.
=안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