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로 은행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던 시기에 비트코인이 처음 등장했습니다. 금융 등 여러 분야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디지털 자산(Digital Asset, 암호화폐를 지칭) 규제가 혁신되어야 합니다."
사가 사바이(Sagar Sarbhai) 리플 아태 지역 규제 총책임자는 2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8’ 기조 연설에서 "외부가 아니라 시스템 내부에서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믿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외 송금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선 블록체인·암호화폐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지금의 시스템을 완전히 무시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스템 내부에서 블록체인·암호화폐를 활용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리플은 시가총액 3위 암호화폐이자 가장 제도권과 가까운 블록체인으로 평가받는 블록체인 스타트업이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구글(GV),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제리 양이 설립한 벤처 펀드(AME Cloud Ventures)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스탠다드차타드, UBS, 뱅크오브아메리카, SBI홀딩스 등 100여개 글로벌 금융사가 리플이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 해외 송금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다.
사바이 총책임자는 "우리는 회사 설립 후 5년간 40여개 중앙은행, 규제당국과 대화해 왔다"며 "디지털 자산을 활발하게 활용하기 위해선 규제 프레임 워크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한 가지 접근 방식은 없다"며 "디지털 자산을 완전히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허용하면서 위험을 낮추기 위한 정책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바이 총책임자는 "잘 조율된 프레임 워크를 통해 위험 일부는 해결 가능하다고 본다"며 "G20 차원이나 국가간 협력에 기반한 조화로운 프레임 워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규제 당국이 은행에 가이드를 제공하고 은행은 디지털 자산을 어떻게 회계 처리할 것인지 가이드 라인을 주어야 한다"며 "디지털 자산 관점에선 올해와 내년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박원익 기자, 김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