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 창업해 1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제너럴 일렉트릭(GE)이 어떻게 디지털 기업으로 변신할 수 있겠습니까.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다 실패한 사례도 많이 봤습니다. 결국 해답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성장 비밀에 있었습니다. 혁신은 1%의 작은 개선에서 시작합니다.”
마크 셰퍼드(Mark Sheppard) GE디지털 아태 지역 최고커머설책임자(CCO)는 2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6’에서 “GE는 디지털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해 스타트업 성공 비결을 다룬 책 ‘린스타트업’을 기반으로 패스트웍스(Fastworks)라는 새 규범을 만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패스트웍스는 거대한 기업인 GE가 마치 스타트업처럼 운영될 수 있도록 수년 간 진행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작업 및 운영 체계를 의미한다. GE는 전 세계 30만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거대한 제조기업이지만, 스타트업처럼 회사를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작게 시작하는 1% 개선을 무시하면 안된다”면서 “GE가 제조하는 가스 터빈의 ‘업타임(up time·기계, 장치 등이 정상 상태를 유지하면서 사용을 계속할 수 있는 시간)’을 1%만 높이면 50억~70억 달러의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또 “GE의 엔진으로 움직이는 화물열차의 경우 속도가 18마일 정도로 느리지만 이를 1마일만 늘릴 수 있다면 2억 달러의 매출 상승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셰퍼드 CCO는 통합 빅데이터의 효과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뉴질랜드 퀸즈타운 공항 사례를 들면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공항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공항은 험한 지형과 안개가 자주 끼는 날씨 탓에 비행기가 착륙하기 어려운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날씨와 비행기의 과거 착륙 데이터를 융합해 착륙 경로를 단순화시켜 1시간에 5대의 비행기밖에 착륙할 수 있었던 것을 12대가 착륙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행기 역시 착륙이 쉬워짐에 따라 72만㎞를 운항할 수 있는 연료를 절약했으며, 연착도 20% 줄어들면서 공항 운영의 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값싼 센싱 기술, 애널리틱스(분석) 기술, 컴퓨팅 파워의 향상으로 통합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이 더욱 쉬워졌다”면서 “통합 빅데이터 분석을 위해서는 제조업체와 납품업체, 고객사, 유관 기간과의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셰퍼드 CCO는 GE가 산업용 인터넷을 통해 인간과 기계를 연결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병원에서도 큰 효율을 가져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 병원에서는 간호사가 하루에 30분 정도를 의료기기와 장비를 찾는데 시간을 허비한다”면서 “병원 내 근무하는 직원과 해당 기기를 연결해줌으로써 의료장비를 제때 찾지 못해 환자가 사망하는 경우를 방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건물 내 트래킹(추적) 기술을 도입해 사람을 찾거나 의료 장비를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셰퍼드 CCO는 또 GE가 ‘프레딕스(Predix)’라는 자체 산업 인터넷 플랫폼을 애플이나 구글처럼 오픈 소스로 개방해 산업용 경제 애플리케이션을 누구나가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GE는 비전통적인 업체들로부터 많은 아이디어를 얻고 스타트업처럼 사고할 수 있도록 변모하고 있다”고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GE는 인간과 기계의 협업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기술 개발뿐 아니라 업무 방식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인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