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규 민간LNG산업협회 부회장은 “에너지 전환 시기에 천연가스가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국이 40년간 천연가스를 수입했는데, 앞으로는 천연가스 가공·공급 사업 모델이나 CCS(탄소 포집·저장) 기술을 수출할 수 있도록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미래에너지포럼’에 참석해 ‘AI 데이터 시대 천연가스의 역할-에너지 전환·기후격차 대응 전략’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부회장은 “앞으로 무탄소 에너지로 바꿔나가는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지만, 한국은 2038년까지 전력원의 50%를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가 담당해야 한다”며 “LNG가 보완적 역할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김 부회장은 천연가스의 강점으로 ▲석탄·석유보다 탄소 배출량 낮은 점 ▲기존 에너지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저렴한 점 ▲24시간 전력 생산이 불가능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점 등을 꼽았다.
김 부회장은 “AI 서비스용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지속해서 전력이 공급돼야 하는데, 이를 보완할 전력원은 LNG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영하 162도인 LNG를 다시 기화해 천연가스로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냉열 에너지를 데이터센터에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적용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의 50%를 차지하는 냉방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은 LNG로 ‘블루 수소’를 만들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를 모아서 압축한 뒤 심해에 묻는 CCS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런 기반을 갖추면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그린수소로 전환하기 쉽다.
김 부회장은 “수소혼소 발전소에서 수소와 LNG를 2 대 8의 비율로 쓰다가 나중에 100% 수소로 투입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그린 수소가 나오기 전까지 블루수소와 CCS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를 비롯해 엑슨모빌, 셰브런 등 세계적인 석유기업들은 천연가스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도 LNG를 활용한 사업 기회를 지속해서 찾아나가야 한다고 김 부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처럼 LNG를 수입한 뒤 전국 80% 지역에 공급하는 곳이 많지 않다”며 “우리나라의 LNG 가공·공급 역량을 수출하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고, 원자력 발전이나 신재생에너지 등 새로운 전력원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