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시에(Andy Xie·사진) 전 모간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8일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투자 재원이 북한 개발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시에 전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조선비즈 주최로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5미래금융포럼'에 참석해 "중국은 AIIB의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가 북한에서 진행돼 북한 경제가 개선되길 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이 AIIB 설립 과정에서 북한의 가입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북한 경제 개방과 개발 과정에서는 중국이 AIIB를 통해 북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다만 시에 전 이코노미스트는 "문제는 북한이 핵개발을 계속 하며 동아시아 지역에서 불안을 키우고 있는 것"이라며 "북한이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자국의 안보를 핵개발에 의지하고 있지만, 중국은 북한의 핵개발을 동아시아의 안정을 저해하는 요소로 보고 있다"며 "(AIIB 투자가 북한 인프라 개발로 이어지려면) 북한이 6자 회담에 나서고 국제 사회가 합의한 내용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에 전 이코노미스트는 또 "AIIB가 동아시아 지역의 좋은 투자 채널이 될 것"이라며 "중국이 AIIB 활동을 잘 주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기존 국제기구에서 목소리를 키우려고 했지만 15년이나 별 소득이 없었다. AIIB는 기존 국제 질서를 주도하는 미국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도구이자 첫번째 움직임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에 전 이코노미스트는 "세계에서 가장 생산적인 인구를 가진 동아시아 지역에서 앞으로도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