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태양광·풍력 세계 1위, 한국은?
“녹색 경제 패권으로‘뉴노멀(new normal·기존의 고속 성장 대신 중저속 안정 성장)시대’준비하는 중국 공략 서둘러라.”
2015 미래에너지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중국 경제의 중심이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면서 성장하는 녹색성장에 있다”면서 “중국과 사업을 하는 한국 기업들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성창모 녹색기술센터 소장은 “중국은 자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이 사회간접자본을 건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국제금융기구)을 통해 ‘그린실크로드’를 준비 중”이라며 “우리나라가 AIIB와 녹색경제에서 주도적 지위를 얻기 위해서는 사전에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녹색산업 기술의 성숙도가 낮아 한국 기업에 협력을 요청하고 있어 향후 사업기회가 많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시장 공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성 소장은“중국이 국제 사회에서 정부개발 원조와 녹색 상품을 연계해세계 녹색경제 질서의 주도권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며 “녹색산업은 리커창 중국 총리가 올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역점 분야로 강조했을 만큼향후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정부가 리더십을 갖고 녹색정책을 추진한 덕분에 태양광, 풍력 등의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올라선 반면, 한국 정부는 규제 해결에도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와 함께 기업들이 당장의 수익만 보고 중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한 녹색 사업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문제점으로 꼽혔다.
이임택 한국풍력산업협회장은“국내에서 풍력발전 산업을 육성하는데 각종 규제가 많다”면서 “중국은 일사불란하게 산업 발전을 위한 투자를 늘리고 규제를 줄이고 있으나, 한국은 로드맵을 만들어 사업계획을 제시하면 (정부가) 위치 선정 등을 이유로 사업이 무산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했다. 정부가 산업이 클 수 있도록 진흥책을 내놓고 분위기 조성에도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풍력발전 강국인) 덴마크에서는 풍력 비중이 33% 이상이지만, 우리나라는 0.2%에 불과하다”며 “풍력 비중을 10~20% 수준으로 높이고, 현재 중국과 비슷한 수준인 해상 풍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국내 조선회사 등 대기업들이 해상 풍력 사업 추진을 선언하고서도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외면한 것이 산업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대환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조직위원장은 국내 전기차 산업 발전을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은 전기 충전기를 1000개 공급하면 강원 100대, 전라 100대, 경기 200대 하는 식으로 국토 균형발전만 고려하는데, 이렇게해서는 산업이 제대로 육성될 수 없다”고 했다.
원영재 베이징 클린아시아연구소 대표는 “대기오염이 심각한 중국 정부의 최대화두는‘에너지 절감’과‘환경개선’”이라며“중국은 환경 정책의 최종목표를‘맑은 하늘을 국민에게 다시 보여주자’로 정하고 환경오염 주범인 글로벌 기업도 추방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앞으로 노후화된 설비 개선 등에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완근 신성솔라에너지 회장(한국태양광산업협회장)은 중국과 우리나라의 태양광 보급 실적을 비교하면서 중장기적 관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10억 달러 기준으로 중국은 945킬로와트(kW)의 태양광이 보급된 반면, 한국은 602kW가 보급되는데 그쳤다. 한국 태양광 산업의 경쟁력이 중국보다 36% 뒤떨어졌다는 것이다. 중국은 태양광 산업에서 매년 에너지 정책을 수정·발전시키고 지역별 차등제 등 상세계획이 명확한 반면 한국은 세부전략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