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가격 경쟁력으론 유전자 분석에 대한 소비자 흥미를 끄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정보에 대한 소비자 주권을 확보하고, 더 깊은 수준의 유전자 분석을 제공해야 합니다."
카말 오바드(Kamal Obbad) 네뷸라 지노믹스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1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 2019’에서 "현재 유전자 분석은 가계도를 알아보는 등 흥미에 머물고 있고,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오바드 CEO는 이날 포럼에서 ‘DTC(Direct to Customer) 유전자 검사 시대 전망’를 주제로 강연했다. 네뷸라 지노믹스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유전자 정보를 관리하는 미국 스타트업이다. 무료 유전자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오바드 CEO는 "현재 4000만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어떠한 형태로든 유전자 분석을 경험해봤다. 지난해엔 간단한 DNA 검사 기기가 선물로 인기를 끌 정도"라면서도 "그러나 2010년대 초반 폭발적이던 유전자 분석 시장의 성장세가 최근 한풀 꺾인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전자 분석에 대한 소비자의 흥미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분석에 드는 비용이 줄었지만, 정보의 질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시장 확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바드 CEO는 "유전자 전체 분석에 한때 수십억달러가 들었지만 이젠 1000달러 이하로도 가능하다"며 "여전히 큰 비용이지만, 소비자들은 비용 외에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과 유전자 분석이 제공하는 정보가 얕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유전자 분석 결과 치매 확률이 높다는 결과를 받아도 소비자는 당장 큰 소용이 없다고 느낀다"며 "단순히 발병 가능성을 확인하고, 가족 혈통을 확인하는 정도로는 소비자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오바드 CEO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저렴한 분석 가격, 개인정보 보안, 깊이 있는 유전자 데이터 활용을 제시했다. 그는 "네뷸라는 장기적으로 유전자 전체 분석을 40달러 이하에 제공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소비자가 유전자 정보에 대한 완벽한 통제권을 지닐 수 있어야 하고, 분석 보고서는 건강과 직결되는 정보를 중심으로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유전자 연구에는 유전자 빅데이터가 필수이고, 빅데이터 확보를 위해선 소비자를 중심으로 사고해 디지털 접근성을 확대해야 한다"며 "양질의 데이터와 양질의 연구, 양질의 접근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민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