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서울 주택시장 가격은 9.13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이 가운데서도 대형 평형은 강세를 보일 수 있습니다."
채상욱(사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4일 조선비즈 주최로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18 미래투자포럼'에 참석해 내년도 국내 주택시장을 '약세장 속 대형 평형의 강세'로 전망했다.
채 연구원은 지난해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이 20~30평형대 가격 상승을 야기했다고 진단했다. 8.2 대책 당시에는 임대주택 등록만으로 큰 혜택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10년 전 3억원짜리 집을 사서 시세를 15억원으로 불린 다주택자가 올해 4월 1일 전에 집을 팔면 양도세를 3억원가량 내야 했다. 4월 1일 이후로는 양도세가 6억5000만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임대주택 등록을 하면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받아 양도세를 1억7000만원만 내면 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도 주택 매매에 뛰어들며 부동산 시장을 달궜다. 특히 정부가 전용면적 85㎡ 미만 주택에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더 많이 주는 바람에 중소형 평형대로 투자 수요가 크게 몰렸다. 채 연구원은 "강남·강북 가릴 것 없이 투자 수요와 실수요가 몰리면서 지난 1년 반 동안 집값 상승 랠리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채 연구원은 그러나 9.13 대책은 집값에 불을 지핀 8.2 대책과 달리 과열된 주택시장을 가라앉힐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9·13 대책에서 정부는 기존 면적 요건에다가 주택가액 기준을 추가했다"며 "수도권에서 공시가격 6억원이 넘으면 양도세 감면을 받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 수요가 억제되는데 주택시장이 지난해처럼 뜨겁게 올라갈 수는 없다는 말이다.
채 연구원은 앞으로는 똘똘한 대형 평형 한 채를 보유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9.13 대책을 통해 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크게 강화했을 뿐 아니라 그간 서울에 대형 평수 공급도 적었다는 이유에서다.
=전준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