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로 기옌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단독 인터뷰

방한 중 서용석 카이스트 교수와 대담

“가상자산 투자는 포트폴리오 다각화 기회”

“노인인구 급증이 비즈니스 기회 제공할 수도”

마우로 기옌(Mauro F. Guillén·사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저지경영대학원장은 지난달 29일 조선비즈가 주최한 ‘2021 글로벌 경제·투자포럼’ 기조연설에서 세계 각국의 출산율 감소와 새로운 중산층의 부상, 여성 자산가들의 증가 등에 대한 미래사회의 변화상을 전망했다.

그는 기조연설에 이어 별도로 이뤄진 인터뷰에서는 2030년 이후의 미래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변할 것인지에 대한 진단과 함께 현재 한국이 직면한 고령화와 이에 따른 젊은 층의 부양 부담 증가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인터뷰는 미래학자인 서용석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센터장이 진행했다.

기옌 교수는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투자의 붐이 일고 있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투자에 대해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일정액을 투자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래에는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과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며 자산의 절대 비중을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2040년이 되면 한국에서 1명의 성인(15세~60세 사이 생산가능인구)이 1명의 노인(65세 이상)을 부양해야 하는 초고령 사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출산율이 현 수준에서 개선되지 않으면 일본처럼 노인 부양의 짐을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짊어져야 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하지만 노인 인구의 급증이 미래에 잿빛 전망만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라고 기옌 교수는 강조했다. 기옌 교수는 급증하는 노인들에게 맞춘 서비스와 제품을 내놓는 기업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얻고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노인층을 위한 미래의 유망 비즈니스 분야로 가정용 돌봄 로봇 분야를 꼽았다.

또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미래에 공유 경제 기반의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미래 소비자들의 욕구에 맞춰 서비스를 탈바꿈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단기 숙박 서비스 위주였던 에어비앤비가 원격 근무·수업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에 맞춰 장기 투숙 서비스를 내놨던 사례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공유 경제 기반 기업들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언급했다.

다음은 기옌 교수와의 일문일답.

마우로 기옌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저지경영대학원장이 지난 10월 29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마우로 기옌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저지경영대학원장이 지난 10월 29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청년들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많이 투자한다. 코인의 미래를 어떻게 보나.

“앞으로 5년 후를 생각해보면 가상자산은 굉장히 중요해질 것이다. 그러나 국제 경제를 지배할 정도로 성장하지는 못한다. 한마디로 가상자산이 달러화나 유로화, 중국 위안화를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유는 가상자산이 화폐 기능 중 일부만 갖고 있기 때문이다.

화폐는 지불 수단의 기능과 가치 척도의 기능, 가치의 저장 기능 등 3가지 기능을 모두 갖고 잇어야 한다. 그런데 가상자산은 가치의 기능 역할밖에 하지 못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가상자산에 투자하지만,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 한계가 있어도 미래에 가상자산이 더 중요한 자산이 되나.

“그렇다. 왜냐하면 미래에는 가상자산과 관련된 혁신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기옌은 어떤 혁신이 일어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가상자산에 투자하고 이런 투자가 가상자산의 가치를 높일 것이라는 점이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면 가상자산에 어느 정도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전 재산을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가상자산의 가치가 계속 커지면 각국 중앙은행은 어떻게 대응하나.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는 자국 통화의 지위를 걱정하게 되고 결국 가상자산에 대응해 자국 통화의 중요성을 유지하기 위한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것이다. 디지털 위안화, 디지털 달러가 발행되고 이렇게 발행된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는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과 경쟁하게 될 것이다. 일종의 경쟁 구도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쟁 구도에도 불구하고 미래 사회에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가 (가상자산보다 더)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한국 사회는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미래에 미칠 영향은.

“고령화의 큰 영향 중 하나는 연금제도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또 노인 의료비 지출도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가장 많이 걱정하는 것은 바로 이런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대 간 갈등이다. 갈등이 심각해질 것이다. 점점 줄어드는 청년층은 ‘내가 왜 세금을 내서 이들을 부양해야 하지?’ ‘노년층의 의료비와 연금을 왜 부담하지?’라는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청년층 부담이 얼마나 가중되나.

“예를 들어 2040년이 되면 15세에서 60세 사이 생산 가능 인구(청년층)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시기가 온다. 과거에는 이 비율이 4대 1이었다. 인구 4명당 1명의 노인만 부양하면 됐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비율이 1대 1이 된다. 일본과 한국이 이런 문제를 겪게 될 것이다. 한국은 특히 출산율이 굉장히 낮아 이런 문제가 현실이 될 것이다.”

마우로 기옌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저지경영대학원장
마우로 기옌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저지경영대학원장

고령화가 경제에 부정적 영향만 주나.

“아니다. 긍정적인 영향도 많다. 기업들이 노인들이 원하는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미래의 노년층이 어떤 것을 원할지를 집중적으로 고민해봐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노인들을 위한 레저와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성장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더 큰 수요는 결국 노인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이 될 것이다.

노인은 도움이 필요하지만, 이들을 돌볼 청년이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그래서 노인들을 위한 가정용 로봇이 굉장히 중요해질 것이고 여기서 기업들은 많은 이익을 창출할 것이다. 이미 한국, 중국, 일본에서는 이런 로봇을 개발하는 회사들이 있다.”

로봇 분야 말고 다른 분야는 어떤 것이 있나.

“바이오와 의료 기술 산업, 제약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기저 질환 분야다. (노인 인구의 증가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기저 질환자 수가 크게 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 국가에서 기저 질환이 의료비 지출의 60~70%를 차지한다. 보통 노인들이 기저 질환에 더 쉽게 걸리기 때문에 노인 인구가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런 현상은 당연하다. 미래에는 기저 질환을 치료하고 이런 환자를 관리하는데 많은 사업 기회가 있을 것이다”

위워크나 우버 같은 공유 경제 기반 기업들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사람들이 이동하지 않고 공유 오피스 대신 장기 재택근무를 하기 때문이다. 공유 경제 기업들이 미래에도 계속 성장할 수 있나.

“적응만 잘한다면 미래에도 공유 경제 기업들이 성장할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 사태에서 훌륭하게 적응한 에어비앤비의 예를 봐라. 이 기업은 팬데믹 속에서 잘 적응한 사례다. 팬데믹으로 여행이 완전히 사라져 에어비앤비는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이 회사는 2020년 12월 기업공개(IPO)를 했고 상장에 성공했다.

이렇게 성공적인 경영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에어비앤비가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완전히 바꿨기 때문이다. 팬데믹 전에는 먼 도시(또는 외국)에서 4박 5일 정도의 짧은 숙박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런데 팬데믹 이후에는 도시가 아닌 교외 지역 큰 집에 장기 숙박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팬데믹 와중에 원격 근무를 하고 원격 수업을 들으며 대도시를 벗어나 넓은 공간에서 지내길 원했고 그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했기 때문이다.

에어비앤비는 팬데믹에 적응하기 위해 완전히 탈바꿈한 기업의 좋은 예다. 미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이렇게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하고 이에 맞춰 서비스를 변화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사회에 대해 조언을 한다면.

“근본적이 이야기지만 문화를 바꾸길 권한다. 삶을 대하는 태도도 바꿔야 한다. 이게 젊은 세대가 결혼조차 하지 않는 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다.

승진해야 하니까, 뒤처지면 안 되니까 뒤를 돌아보지 않고 열심히 일한다. 기업들도 직원들이 이렇게 살기를 요구한다. 하지만 이런 기업 문화는 청년들에게 아이는 낳지 말고 일만 하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정부가 아이를 낳으면 돈을 주겠다고도 해봤고 어린이집도 더 개설해봤다. 너무 많은 시도가 있지만 계속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다.

부부가 아이를 낳아도 직장생활을 이어 나가고 승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아이를 낳아도 다시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본다. 이게 한국의 미래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조언이다.”

= 정해용 기자

기옌 교수, 아시아 구매력 10년내 세계 절반 차지 전망

부동산 시장은 금리 인상이 자산가치에 큰 영향 줄 것으로 예상

비대면 시대 확장성 높은 기업 선별 능력도 강조돼

‘코로노믹스(Corona+Economics) 시대, 위기가 기회다’라는 주제로 29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21 글로벌경제·투자포럼’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날 포럼은 조선비즈 유튜브 채널과 조선비즈 홈페이지 등에서 온라인으로 중계됐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중국, 인도 등 신흥국 시장에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구매력에 주목해야 기업들의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교육 환경의 변화와 기대수명 증가 등으로 더 많은 자산을 축적하는 여성 고객들에게도 주목해야 한다고도 했다.

급변하고 있는 투자 기업을 고를 때는 시각적, 지역적 확장성을 가진 기업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넷플릭스 등 IT 기술을 활용해 세계 각국의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는 기업들이 기업 가치를 크게 올릴 기회가 앞으로도 많이 늘 것이라는 분석이다.

같은 맥락에서 TAM(Total Addressable Market)이라는 척도로 기업가치를 가늠해 볼 것도 권했다. TAM은 특정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의 범위를 최대한 확장했을 때 만들어 낼 수 있는 최대 매출 규모를 말한다. 쿠팡이나 테슬라 등 신생 기업들의 성장잠재력을 고려한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방법이다.

부동산 자산과 관련해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한국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대응하는 방식을 주목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각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이 영향으로 지금까지 유동성에 의존해 올랐던 부동산 자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기에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마우로 기옌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교수가 2021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마우로 기옌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교수가 2021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이날 첫 번째 기조연사로 나선 마우로 기옌(Mauro F. Guillén)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저지경영대학원장은 “2030년이 되면 중국, 인도,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다른 아시아 지역의 중산층 구매력이 전 세계 구매력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커질 것”이라며 “그만큼 아시아 지역의 구매력이 확장되고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도 늘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2040년에는 인도가 중국을 뛰어넘는 세계 최대의 구매력을 보유한 국가가 될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기옌은 이에 대한 근거로 “현재 3자녀 정책으로 인구 억제책을 펴고 있는 중국과 달리 인도는 인구가 훨씬 빠르게 늘고 있어 이에 따라 노동인구도 늘고 자동차나 주택 등 내구재를 많이 소비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성의 자산축적도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옌 교수는 밝혔다. 교육수준과 소득수준이 높은 여성들이 늘고 이들은 남성들보다 주식 등 위험자산보다 금, 채권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이라고 기옌 교수는 주장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2021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2021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시각적·지역적’ 확장성을 가진 기업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IT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세계 각국의 소비자를 동시에 만날 기회가 열렸는데 이를 십분 활용하는 기업이 어디인지를 골라서 투자하라는 얘기다.

그는 대표적인 확장성이 높은 기업의 예시로 미국 ‘넷플릭스(Netflix)’를 꼽았다. 존 리 대표는 “한국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 1억1100만 가구가 시청하며 넷플릭스 내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다”면서 “좋은 콘텐츠와 글로벌화된 유통채널 다양화를 갖춘 기업들은 곧 시간, 지역적 한계를 뛰어 넘어 지속적이고 장기적 매출을 창출할 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는 TAM을 활용한 기업가치 분석을 강조했다. 특정 회사가 하고 있는, 또는 할 수 있는 사업의 전체 규모를 파악해 이를 기업 가치의 지표로 사용하라는 의미다.

이 대표는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넘어간 테슬라의 주가는 GM이나 현대차, 포드, 도요타 등과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며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TAM뿐”이라고 했다. 그는 “테슬라는 자동차 회사가 아니고 자동차에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는 등 무한히 사업을 넓혀나갈 수 있기에 지금의 가치를 평가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 분석한 김경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는 인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이 현재 부동산 자산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등이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고 특히 주택 분야에서는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많은 연구에서 기준금리가 올라갈 때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연준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어느 순간 부동산 가격은 꺾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정해용 기자

전문가들, 투자 시기·자산가치 향방 놓고 토론

29일 조선비즈 주최로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2021 글로벌 경제·투자 포럼’에서는 김두얼 명지대학교 교수의 진행으로 패널 토론이 열렸다.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코로노믹스 시대에 주식과 부동산 자산가치에 대한 전망과 투자 방법에 대한 토론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팬데믹의 확산 등 불확실성이 높은 시대에도 투자의 기회는 많다고 입을 모았다.

위기의 순간에도 과감한 투자를 한다면 높은 수익을 얻을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통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부동산 자산에 대해서는 오히려 ‘성장주’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성장주란 매출이나 이익이 앞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뜻하는 용어로 부동산도 이처럼 향후 성장성이 높은 자산이라는 것이다.

2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1 글로벌 경제·투자 포럼'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김두얼 명지대학교 교수(왼쪽부터),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 김경민 서울대학교 교수.
2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1 글로벌 경제·투자 포럼'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김두얼 명지대학교 교수(왼쪽부터),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 김경민 서울대학교 교수.

토론에는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 김경민 서울대학교 교수가 참여했다.

김두얼 교수(이하 김두얼) : “우리가 투자를 생각할 때 요즘 떠오르는 가장 첫 단어는 ‘불확실성’이다. 변화의 시점에서 장기적 투자도 좋지만 오히려 짧게 상황을 봐가면서 투자를 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어느 정도 시점으로 최적 투자 시점을 봐야 한다고 생각하나?”

존 리 대표(이하 존 리) : “코로나라는 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투자 기간이 길거나 혹은 짧아져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미래를 예측하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 특히 한국의 경우 주식 투자 비중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기 때문에 투자 기간을 길게 하느냐 짧게 하느냐 논의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다. 내 안에 포트폴리오에서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될 것인지, 비대면, 장수 시대에 헬스케어나 플랫폼 비즈니스, 온라인 쇼핑 등에 대해 내 자산의 몇 퍼센트를 투자할지 자산 배분의 본질을 고민해야 한다.”

김두얼 : “단기 목표보다는 본질적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이철민 대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이하 이철민): “저는 조금 다른 생각이다. 사모펀드 투자자들은 최소 3년에서 6년을 투자 시기로 본다. 투자한 회사를 매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기업이나 산업을 평가할 때 시기를 정해놓는다. 이 흐름은 사모펀드가 만들어진 초기 시대인 1940~50년대에도 명확했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특히 10년이 넘어가는 예측을 할 수 없다. 10년이 넘어가는 초장기 투자를 본질적인 투자라고 보며 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김두얼 : “부동산 자산과 관련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발표를 한 김경민 서울대학교 교수가 말해달라.”

김경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이하 김경민) : “부동산 자산 투자에 있어 가장 큰 약점(취약점)은 유동화가 어렵다는 점이다. 또 기준금리의 추이도 세심하게 봐야 한다. 그럼에도 그 안에서 다양한 기회가 있을 것이다. 투자기회를 예로 들면 물류 부동산의 경우를 이야기할 수 있다. 비대면 시대가 확대되면서 물류창고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그런데 현재 미국 최대의 물류 창고 기업인 프로로지스의 경우도 전체 비즈니스에서 물류창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5%도 안된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렇게 산업 자체의 트렌드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투자하는 것이 좋다.”

김두얼 : “주택 시장이 조정(하락)이 된다고 해도 그 안에서 언제든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해줬다. 다른 의견은 혹시 있나?”

이철민 : “개인, 기업, 또는 연기금이나 공제회 등 투자 주체들에 따라 다르지만 (연기금이나 공제회 등) 기관 투자자는 최근 부동산 투자 비중을 높이고 주식 비중을 낮추고 있다. 또 대체투자를 하는 사모펀드 등도 공격적인 투자를 한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도 투자하는 곳이 늘고 있다. 앞으로 이런 흐름은 이어질 것 같다.”

김두얼 : “흥미로운 포인트를 말해줬다. 투자 기회를 보고 리스크 테이킹(위험을 감수)을 하는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전반적인 기관투자자들의 흐름이라는 이야기같다.”

김경민 : “부동산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부동산은 성장주에 해당한다. 또 건물의 임대료의 총합 등으로 분석하면 충분히 자산가치가 예측 가능한 영역이라는 강점도 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최근 지나치게 높다는 것은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인데 그렇다면 부동산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금리 등 거시 경제의 흐름에 대해 예의주시해야 하는 시점이다.”

= 정해용 기자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가격 하락 가능성 제기

2021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의 3번째 강연자로 나선 김경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는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의 영향으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부동산 자산 가격도 조정(하락)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염려할 부분은 기준금리 인상이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부동산의 수요, 공급, 임대료 등 데이터를 기준으로 다양한 예측모형을 돌려봤는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율이 2.5%까지 오른다고 가정하면 서울 전역 집값은 최대 17%까지 떨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29일 조선비즈가 주최한 ‘2021 글로벌 투자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29일 조선비즈가 주최한 ‘2021 글로벌 투자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김 교수는 앞으로 국내 부동산 가격은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두 가지 흐름이 좌우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 도시계획·부동산학 박사 출신으로 보스턴 부동산 리서치 회사에서 근무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하박’(하버드 박사)으로 불리며 부동산 전문가로 통한다.

김 교수는 “인플레이션 자체는 부동산 투자에 굉장히 좋은 헤지(위험 회피)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원자재나 철강 가격이 오르면서 신축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 구축 부동산 가격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를 잡으려는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부동산 가격을 떨어트릴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코로나가 본격화되고 지난해 중순부터 국내외 부동산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부동산 시장은 크게 주택, 오피스, 상업용(리테일), 산업용(공장, 물류창고)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코로나 직후 타격을 입은 상업용, 오피스, 주택 가격은 시중에 유동성이 불어나자 빠르게 반등하기 시작했다. 산업용 부동산의 경우 코로나로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고, 물류창고 수요가 늘면서 투자가 급증했다.

국내에선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고가와 서민 아파트를 나누는 기준마저 모호해졌다. 올해 2분기 기준 서울시 부동산 거래량에서 15억 이상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15%, 강남구 부동산 거래량에서 30억 이상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로 집계됐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그 비중은 각각 5%, 2~3% 수준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서민 아파트로 불리는 6억 이하 아파트 거래량은 반 토막 가까이 줄었다.

김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긴축 움직임에 주목했다. 지난달 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18명 중 절반 이상은 내년부터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말까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면, 금리 인상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상했고, 다음 달에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점쳐졌다.

김 교수는 “그동안 강남을 비롯한 서울 아파트 가격은 기준금리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강남 아파트값이 반년 만에 20% 가까이 떨어졌는데, 한은이 이자율을 낮추면서 다시 금융위기 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후 금융위기 충격에서 벗어나 2010년 6월부터 기준금리를 일 년 동안 1.25%포인트(P) 올리자 부동산 가격은 7% 가까이 빠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론적으로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부동산 수익률은 올라간다”며 “수익률이 올라간다는 건 반대로 부동산 가격은 떨어진다는 걸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은이 최근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부동산 시장 거래량은 줄었지만 신고가 매물이 쏟아진 것은 투자자들이 과거에 근거해 판단하는 경향 때문”이라며 “간혹 금리 인상 시점에 집값이 되려 오른 적이 있었다는 패턴을 인식하는 듯 하는데 이런 흐름은 결국 꺾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미 일각에선 집값이 하락할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반적인 가격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상승폭 자체가 둔화하면서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올해 8월 이후 매주 0.2~0.22% 상승률을 보이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 말부터 2주 연속 0.19%로 내려앉았다. 이달 들어서는 18일 기준 상승폭이 0.17%로 축소됐다.

= 권유정 기자

쿠팡과 이베이의 기업가치를 가른 것은 TAM(Total addressable market)이었습니다. 향후 사업 범위를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느냐에 따라 몸값 차이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는 29일 조선비즈가 주최한 ‘2021 글로벌경제·투자포럼’에 연사로 나서 이 같이 말했다. VIG파트너스는 2005년 설립된 보고펀드를 모태로 한 사모펀드 운용사다. 버거킹과 BC카드, 동양생명 등의 경영권을 인수 후 매각해 성공적인 엑시트(투자금 회수) 사례를 남겼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나타난 유동성 확대 국면에서 전 세계 자금이 성장주에 집중되고 있다며, 성장주의 기업 가치가 급등한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TAM’ 개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TAM이란 기업이 향후 영위할 것으로 예상되거나, 영위할 가능성이 있는 사업의 전체 규모를 의미한다.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가 '2021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가 '2021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예를 들어 전통적인 세탁소 체인 업체와 소비자를 직접 찾아가 세탁물을 수거하고 배달해주는 비대면 모바일 세탁 애플리케이션(앱)을 비교하면 TAM의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전자가 전국의 세탁 시장을 TAM으로 삼는다면, 후자는 시장 확장이 가능하다. 세탁물을 수거·배송하는 김에 세탁과 관련된 생활용품을 함께 판매하는 등 신사업을 결합해 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여기서 TAM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TAM 확장 덕에 기업 가치가 급등한 대표적인 사례로 이커머스 업체 쿠팡을 꼽았다. 쿠팡은 지난 3월 미국 뉴욕 주식시장에 상장했는데, 당시 시가총액이 100조원에 육박했다. 반면 이베이코리아는 이마트에 매각된 시점(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4조3000억원에 그쳤다.

이 대표는 “VIG파트너스 같은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과거 회사가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내고 있는지에 주목했지만, 쿠팡은 이익과 전혀 무관한 기업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 받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쿠팡은 상품을 직접 사입(仕入)해서 판매·배송하고 있어 회계상 매출 규모는 크나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반면 이베이는 상품의 매매를 중개하는 오픈마켓이기 때문에 회계상 매출액은 작아도 꾸준한 이익을 낸다. 이 때문에 기존 시각으로 볼 때 쿠팡은 이베이보다 훨씬 저평가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쿠팡은 TAM을 확장함으로써 높은 몸값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먼저, 쿠팡은 신선 식품 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를 출시해 마켓컬리와 경쟁하고 있다. 음식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며 ‘요기요’와 2위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다. 국내 음식 배달 시장 규모는 약 23조원에 달한다고 이 대표는 추산했다. 그 외에도 쿠팡은 결제 서비스 ‘쿠팡페이’까지 내놓으며 120조원의 결제 대행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대표는 테슬라와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기업 가치를 가른 것도 TAM 차이였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27일(현지 시각) 사상 최고가인 1037.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약 1200조원으로 현대차의 약 27배에 달한다. 이 대표는 “테슬라의 기업가치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연간 판매 대수, 이익 수준 등이 아무 의미가 없다”며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가 아닌 IT 기업에 가까운 만큼, 테슬라가 향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사업을 어떤 방식으로 확장해나갈 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가 '2021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가 '2021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이 대표는 그 외에도 TAM에 주목해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3G캐피탈을 소개했다. 3G캐피탈은 2004년 설립된 브라질계 사모펀드 운용사로, 서로 다른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을 인수·결합해 TAM을 확장한 경험을 갖고 있다.

3G캐피탈은 지난 2010년 40억달러에 버거킹 경영권을 사들이고 나서 케첩과 마요네즈 기업 하인즈를 인수했고, 이후 ‘캐나다의 던킨’으로 불리는 도넛·커피 체인 업체 팀호튼스를 인수했다. 팀호튼스와 버거킹은 현재 합병돼 ‘레스토랑브랜드인터내셔널(RBI)’이라는 대기업이 됐다.

이 대표는 국내 기업들도 TAM을 확장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이마트를 언급했다. 이 대표는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와 의류 이커머스 업체 더블유컨셉을 인수해 온라인 유통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성수동 본사 사옥을 매각한 것도 온라인 사업에서 승부수를 띄우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 노자운 기자

/글로벌투자포럼2021

국내·외 리스크 요인이 결합해 충격이 가해질 경우 금융시장의 상황이 일순간에 반전될 수도 있습니다. 불확실한 경제 여건은 보다 철저한 대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29일 조선비즈가 주최한 ‘2021 글로벌경제·투자포럼’에서 축사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정 원장은 금융 시장을 둘러싼 대외 환경에 대해 “공급 병목 현상으로 인해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다 각국의 긴축적 통화 정책, 중국 부동산 부문의 부실 위험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그동안 저금리와 금융 완화 기조 아래 급증한 민간 부채, 과도하게 상승한 자산 가격 등이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이 같은 상황에서 경제 위기에 면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금융 시장 참여자들이 취해야 할 자세를 교토삼굴(狡兎三窟·영리한 토끼는 미리 굴을 세 개 파 둔다는 뜻)이라는 사자성어에 빗댔다.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원장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특히 개인의 직접 투자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며, 금융 투자 업계에 “다양한 간접 투자 상품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건전한 투자 문화 정착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그는 “오늘 포럼이 바람직한 미래 투자 문화를 제시하는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 노자운 기자

“경영진 자질·기업 문화도 봐야”“결국 코로나 시대에도 변함없는 것은 가치 투자”

”빠르게 변화할 수 있는 유연한 기업도 투자 가치 높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29일 조선비즈가 개최한 ‘2021 글로벌경제·투자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조선DB

“‘코로노믹스(Corona+Economics)’ 시대에 어떤 기업에 투자할지를 묻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과 같은 불확실성이 높고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 살더라도 성공적 주식투자의 기본 원칙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옥석을 고를 때 중요한 핵심 포인트는 ‘경영진의 자질’과 ‘투자할 기업의 시간적·지역적 확장성’입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29일 조선비즈가 주최한 ‘2021 글로벌경제·투자포럼’에서 발표자로 나서 코로나믹스 시대에도 올바른 투자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존 리 대표는 미국 투자회사 스커더 스티븐스 앤드 클라크 포트폴리오 매니저, 라자드 자산운용 매니징 디렉터 등을 거친 투자 전문가다. 활발한 강연과 유튜브 방송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존 리 대표는 “투자 방식에는 시장의 큰 추세 변화를 보는 상향식(Bottom-Up) 투자와 하향식(Top-Down) 전략이 나뉜다”면서 “우리는 상향식(bottom-up) 방식에 바탕을 두고 장기적으로 우수한 펀더멘털을 보유한 기업을 골라내는 투자를 하는데, 결국 투자 선호도의 차이가 있지만 ‘기업 가치’에 중요한 척도를 두고 투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통 사람들이 주식을 사고팔 때 막연한 기대감과 가격에 초점을 맞춰 투자하고, 주식이 떨어지면 즉각 파는 손절매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5~10년을 내다보고 투자 가치가 있는 높은 기업에 주식을 사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투자를 잘하기 위해서는 경영자의 자질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존 리 대표는 “결국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은 경영진의 자질과 운영 능력·경영 철학”이라면서 “전기차 회사 ‘테슬라(Tesla)’에 투자하겠다고 마음먹은 투자자들이 일론 머스크 CEO의 온라인 강연을 보고 투자하는 이유도 해당 기업 경영진 목표, 투자 가치, 경영 철학을 판단할 수 있는 핵심 참고사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각적·지역적’ 확장성을 가진 기업의 투자 가치도 높게 평가했다. 그는 대표적인 확장성이 높은 기업의 예시로 미국 ‘넷플릭스(Netflix)’를 꼽았다. 존 리 대표는 “한국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 1억1100만 가구가 시청하며 넷플릭스 내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다”면서 “좋은 콘텐츠와 글로벌화된 유통채널을 갖춘 기업들은 곧 시간,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어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매출을 창출할 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덧붙였다.

존 리 대표는 최근 카카오뱅크 등의 핀테크 기업이 기존 시중 은행보다 시가총액이 더 높아지는 이유도 이러한 확장성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전통 은행들이 매출 등에서 더 높은 수익을 내고 있음에도 카카오뱅크 등 핀테크 기업에 투자자들이 더 몰리는 현상은 이들 기업(핀테크 관련)에 대한 경영진의 창의적 아이디어, 미래 투자 가치, 문화 등이 작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빠르게 변화할 수 있는 유연한 기업도 투자 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존 리 대표는 “코로나 이후 소비자들의 니즈는 가격, 건강, 환경, 사회적 책임, 개인 만족도 등 다양한 요소들로 인해 변화되고 있다”면서 “이에 기업들 또한 다양성을 가지고 변화하는 소비패턴을 따라갈 수 있는 유연성을 기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기업 등에서는 기업 내에서 성별 외에도 인종 등 구성원에 대한 다양성을 통해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기업이 수익률 및 주가도 좋다”고 했다.

존 리 대표는 기업 고위 관리자 중 이사회 또는 경영진에 적어도 한 명의 여성이 있는 회사의 경우 과거 10년 동안 투자자에게 연간 3.35의 초과 수익률을 제공했다는 점을 예시로 들었다. 또 기업 내 15% 이상이 여성인 기업이, 10% 미만인 기업보다 수익성이 50% 이상 높다는 조사 결과도 거론했다.

존 리 대표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네셔널) 조사에 따르면 이사회에 여성이 적어도 3명 이상 있는 기업은 대체로 조직구성원 다양성이 존중되고, 창의성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점 등 기업 문화가 더 유연하게 바뀌며 그 결과 기업의 실적과 주가가 비례해서 성장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전 세계 코로나 여파에도 주식을 소유한 사람들은 미보유자보다 오히려 더 부자가 됐다”면서 “코로나에 어떤 기업이 잘 될 것이냐를 섣불리 판단하기보다는,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게 미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을 고르라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 장윤서 기자

2040년에는 인도 구매력이 중국 추월
여성 자산가 증가로 안전자산 선호 경향도 높아질 것
미 달러화 패권은 당분간 지속 가능성 높아

“2030년이 되면 중산층의 구매력이 큰 변화를 겪을 것입니다. 중국, 인도,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다른 아시아 지역이 전 세계 구매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것입니다. 이 예상은 일본을 제외한 수치입니다. 그만큼 아시아 지역의 구매력이 확장되고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도 늘어날 것입니다.”

마우로 기옌(Mauro F. Guillén) 영국 케임브리지대 저지경영대학원장이 29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에서 열린 ‘2021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마우로 기옌(Mauro F. Guillén·사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저지경영대학원장은 29일 조선비즈가 주최한 ‘2021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기옌 교수에 따르면 세계 중산층(Middle Class)의 구매력은 2018년 39조253억달러였지만 2030년에는 63조6230억달러로 급증할 전망이다. 2030년을 기준으로 가장 구매력이 큰 국가는 중국이다. 14조8020억달러의 구매력을 보유해 2018년 6조780억달러보다 8조7240억달러(143.5%) 급증한다. 또 인도는 같은 기간 구매력이 2조9330억달러에서 10조7450억달러로 늘어나 2위의 구매력을 갖출 것으로 기옌 교수는 분석했다.

기옌 교수는 2040년이 되면 구매력에서도 인도가 중국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옌 교수는 “2040년 정도가 되면 중국이 더 이상 가장 큰 소비시장이 아니고 인도가 세계에서 가장 큰 소비시장이 될 것”이라며 “출산율에서 인도가 중국과 비교해 더 높아 젊은 인구가 많아지고 이들이 필요로 한 주택과 자동차 등 내구재 등의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성의 구매력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기옌 교수는 강조했다.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비교적 긴 평균 수명 등으로 부를 축적하기 유리한 조건을 갖추면서 여성 고액 자산가들이 늘 것이라는 얘기다. 기옌 교수는 “여성은 교육 환경 개선으로 좋은 커리어(직업)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환경이 됐고 저축과 투자에도 과거보다 더 적극적인 상황”이라며 “특히 여성들이 남성보다 6~7년 정도 오래 살기 때문에 오래 일하고 노동에 따른 소득을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으며, 재산을 물려받을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여성 고액 자산가들이 늘어나는 환경은 자산시장에서의 안전자산 선호 경향과도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기옌 교수는 “여성은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보다 (금, 채권 등) 안전자산을 선호한다”며 “고액 자산가들의 비중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안전 자산 선호 경향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옌 교수는 미 달러화 중심의 세계 통화 시스템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의 위안화에 대해서는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당분간 미 달러화를 넘어서는 통화로 성장하지는 못할 것으로 봤다.

그는 “이제 중국이 미국의 경제 규모를 따라잡고 있고 몇 년 후에는 추월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군사력도 미국이 가장 강하지만 미래는 (중국이 이를 추월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위안화가 현재 강세이긴 하지만 앞으로도 달러화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옌 교수는 “중국 위안화는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중국은 (정부에 의해) 경제시스템이 통제되고 있는 국가이고 이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 자유로운 투자가 어렵고 통화에 대한 가치가 보호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 정해용 기자

코로나 팬데믹 시대의 세계 경제 흐름을 진단하고 투자 전략을 제시하는 ‘2021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이 29일 오전 9시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개최됐다. 포럼은 ‘코로노믹스(Corona+Economics) 시대, 위기가 기회다’라는 주제로 비대면으로 진행되며 조선비즈 유튜브 채널과 조선비즈 홈페이지 등에서 온라인으로 중계된다.

'2021 글로벌 경제·투자포럼' 강연자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왼쪽부터), 마우로 기옌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 김경민 서울대 교수.

포럼에서 마우로 기옌(Mauro F. Guillén) 영국 케임브리지대 저지경영대학원장이 기조연설자로 나서 코로노믹스 시대의 경제가 어떤 전환점을 맞고 있는지를 강연한다. 기옌 교수는 국제경영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며 국내에도 번역된 베스트셀러 『2030 축의 전환』의 저자이기도 하다.

기옌 교수는 기조 연설에서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인구구조의 변화와 이에 따른 밀레니얼 세대, 실버 세대의 부상 등을 분석한다. 또 각국 중산층의 구매력 향상과 세계 소비시장의 변화, 여성의 소득수준 상승 등 최근 진행되고 있는 세계 경제의 질전 전환에 대한 통찰을 기조연설로 전한다.

기조연설에 이어 3명의 강연자가 코로노믹스 시대의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진단한다. 첫 번째 강연자는 동학개미 운동의 선봉장으로 불리는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다. 존 리 대표는 ‘코로노믹스 시대, 우리는 이런 기업에 투자한다’는 주제로 투자 기업에 대한 철학을 제시한다.

그는 미국 투자회사 스커더 스티븐스 앤드 클라크 포트폴리오 매니저, 라자드 자산운용 매니징 디렉터 등을 거친 투자 전문가로 『존 리의 부자되기 습관』 등 다수의 책을 집필했고 활발한 강연과 유튜브 방송으로 투자자들의 신임을 얻고 있다.

두 번째 강연은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 겸 파트너가 나선다. 이 대표는 TAM(Total Addressable Market)을 활용한 기업 가치 측정 방법에 대해 강연한다. TAM은 특정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의 범위를 최대한 확장했을 때 만들어 낼 수 있는 최대 매출 규모를 말하며, 쿠팡이나 테슬라 등 신생 기업들의 성장잠재력을 고려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방법이다.

이 대표가 공동 설립한 VIG파트너스는 2005년 설립된 보고펀드를 모태로 하는 사모펀드로 2017년 한국 버거킹을 홍콩계 PEF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해 내부수익률(IRR) 30%를 달성했고, 최근에는 상조업체 프리드라이프를 3000억여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세 번째 기조연설자인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유동성과 금리가 현재 어떤 경로로 국내외 부동산 시장 자산가격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진단한다. 또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세계적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이에 따른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를 전망한다.

각 기조연설 후에는 김두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한 패널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 정해용 기자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도시계획전공 교수


프로필

  • 2016 - 현재
    • 사단법인 C.O.D.E. 이사

  • 2015 - 현재
    • 국민연금 대체투자위원회 외부위원

  • 2013 - 현재
    • 사회적기업 ‘Urban Hybrid’ 공동설립자·고문

  • 2009 - 현재
    •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도시계획전공 교수

  • 2017 - 2021
    • 행정안전부 지역사회혁신 정책협의회 위원장

  • 2007 - 2009
    • Property & Portfolio Research Inc. 선임연구원

  • 2001 - 2002
    • Oracle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 1997 - 2000
    • 효성데이터시스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저서

  • 『2020 부동산 메가트렌드』 (2020)

  • 『건축왕, 경성을 만들다』 (2017)

  • 『리씽킹 서울』 (2013)

  • 『도시개발, 길을 잃다』 (2011)

과거 참여 이력

  • 2021 글로벌경제투자포럼 강연
    유동성, 금리 그리고 부동산의 미래


2021 글로벌경제투자포럼 강연 3 - 유동성, 금리 그리고 부동산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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